여자 가수들 중에서「노래 잘하는 가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아이러니가 우리 대중음악을 빈곤하게 하는 뿌리깊은 한계다.
88년 데뷔한 신효범은 오랫동안 발견하기 어려웠던 화려한 가창력으로 서서히 그러나 꾸준히 가요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랩 댄스음악에 일종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신효범이 최근 호소력을 발휘하게 된 것은 20, 30대 청 장년층도 감동적이고 세련된 가요 곡에 갈증을 느끼고 있었음을 증명한다.
신효범은 최근 3집 앨범『언제나 그 자리에』를 발표했다.
10대 취향의 현란한 댄스 음악만이 활개를 치는 동안에도 신효범은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않기 위해 고집스럽게 정통 가요의 길을 밟아오고 있다.
댄스 음악에 밀려 소수의 팬들만이 좋아하던 신효범의 노래는「CIS국제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인 취향에서도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다.
개성을 지키려는 음악취향에도 불구, 폭 넓은 계층의 고정 팬들이 신효범을 좋게 평가하고 있는 이유는 음역이 넓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소화해 내는 탄탄한 기량에서 비롯되는 어른스러움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효범의 폭 넓은 음악성은 재즈보컬에서도 인정되고 있다.
복잡한 변주의 재즈 보컬곡들과 함께 웬만한 가창력으로는 흉내내기 어려운『언제나 당신을 사랑하리』(I Will Always Love You)』, 『그곳에 있으리(I`ll Be There)』등을 훌륭히 불러 제끼는 신효범에게「한국의 휘트니 휴스턴」이라는 호평도 지나치지 않게 들린다. 이같은 팝·재즈음악의 소화능력을 인정받게 돼 신효범은 휘트니 휴스턴의 히트곡 등 12곡을 특유의 음색으로 재현한 팝 애창곡 모음집도 발표한다. 18일부터 20일까지 연강홀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갖는다.(764-9620).<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