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범 가창력 뛰어난"한국의 휘트니 휴스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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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여자 가수들 중에서「노래 잘하는 가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아이러니가 우리 대중음악을 빈곤하게 하는 뿌리깊은 한계다.
88년 데뷔한 신효범은 오랫동안 발견하기 어려웠던 화려한 가창력으로 서서히 그러나 꾸준히 가요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랩 댄스음악에 일종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신효범이 최근 호소력을 발휘하게 된 것은 20, 30대 청 장년층도 감동적이고 세련된 가요 곡에 갈증을 느끼고 있었음을 증명한다.
신효범은 최근 3집 앨범『언제나 그 자리에』를 발표했다.
10대 취향의 현란한 댄스 음악만이 활개를 치는 동안에도 신효범은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않기 위해 고집스럽게 정통 가요의 길을 밟아오고 있다.
댄스 음악에 밀려 소수의 팬들만이 좋아하던 신효범의 노래는「CIS국제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인 취향에서도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다.
개성을 지키려는 음악취향에도 불구, 폭 넓은 계층의 고정 팬들이 신효범을 좋게 평가하고 있는 이유는 음역이 넓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소화해 내는 탄탄한 기량에서 비롯되는 어른스러움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효범의 폭 넓은 음악성은 재즈보컬에서도 인정되고 있다.
복잡한 변주의 재즈 보컬곡들과 함께 웬만한 가창력으로는 흉내내기 어려운『언제나 당신을 사랑하리』(I Will Always Love You)』, 『그곳에 있으리(I`ll Be There)』등을 훌륭히 불러 제끼는 신효범에게「한국의 휘트니 휴스턴」이라는 호평도 지나치지 않게 들린다. 이같은 팝·재즈음악의 소화능력을 인정받게 돼 신효범은 휘트니 휴스턴의 히트곡 등 12곡을 특유의 음색으로 재현한 팝 애창곡 모음집도 발표한다. 18일부터 20일까지 연강홀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갖는다.(764-9620).<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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