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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전쟁포로 대우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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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9일 미국 국방부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전쟁포로(POW)'로 규정한 이후 이라크인들의 거센 항의가 일고 있다. 독재자 후세인 대통령이 앞으로'여유만만한 모습'으로 다시 언론에 등장할 것에 벌써부터 상당수 이라크인들의 심기가 편치 않다. 일부 이라크인들은 "후세인의 옥중생활만 편해지게 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체포 당시 CNN 화면을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된 후세인의 초라한 모습도 다시 볼 수 없게 된다.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채 '소'처럼 입과 머리카락을 검사받는 등의 처우도 전쟁포로에 대한 제네바 협약에 위반되기 때문이다.

후세인은 이제부터 제네바 협약에 따라 가족 및 변호사들과 접촉할 수 있다. 음식.옷.의료서비스 등도 이라크군 최고사령관의 지위에 맞게 지급받는다.

전쟁포로로서 그는 취조에 협조하지 않고 폭력과 모욕을 받지 않을 권리도 갖게 된다. 이미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후세인 대통령과 면담하겠다고 연합군 임시행정처(CPA)에 신청했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IGC)위원 일부도 미국의 결정에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후세인이 이라크 내에서 재판받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네바 협약에 따라 전쟁포로는 전쟁범죄가 아닌 반인류적 범죄에 관해서만 국제재판소 혹은 점령 당사국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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