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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관리 실태는 어떠한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우리 나라에서 에이즈감염자가 최초로 발견된 것은 미국에서 에이즈가 처음 확인된지 4년만인 85년 12월이다.
해외취업 근로자가 현지에서의 성접촉이 의심돼 귀국 후 에이즈항체검사를 실시한 결과 감염자로 확인됐다.
그후 에이즈 감염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해 4월말 현재 모두 2백61명(남자 2백33명, 여자 28명)의 감염자가 발생, 이중 13명이 환자(사망 11명)로 이행되거나 자살·사망했다.
국내 에이즈검사가 전국민을 사고 등으로 감염자는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특정직업을 가진 사람이나 헌혈자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온 점을 감안하면 확인된 숫자의 2∼3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 나라는 에이즈 감염자·환자수가 세계보건기구가 추산한 전세계 감염자 1천4백만명과 환자 60여만명에 비하면 극히 적어 비교적 안전지대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감염경로의 변화 등으로 에이즈감염이 특수위험집단에서 일반국민에게로 확산되고 감염자가 크게 증가할 것이 우려돼 보다 철저한 예방과 감염자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감염경로가 과거에는 해외취업자의 외국인 성접촉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내국인끼리의 성접촉에 의한 감염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요인을 보면 외국인과의 이성간 성접촉이 전체감염자의 47·1%, 내국인 이성간 성접촉이 23·4%, 동성연애(대부분 내국인간)가 19·2%, 수혈이 5·4%, 혈액제제가 4·9%를 차지하고있다.
내국인간 성접촉에 의한 감염이 늘고있음에도 아직까지 내국인상대 윤락여성의 감염사례가 없는 것은 특이한 점이다.
정부의 에이즈관리는 85년3월 국내 항체검사법이 개발된 후 첫 감염자가 확인된 것을 계기로 86년 특수업태부·수입혈액제제, 87년7월 헌혈액·접객업소 종사자, 88년4월부터는 외항선원 등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 감염자 발견과 예방홍보에 힘을 쏟고있다.
그러나 감염자의 생활전반에 대한 관리와 통제가사실상 불가능한데다 에이즈바이러스가 감염 후 평균 6∼11주, 개인에 따라서는 2년이 지나야 항체검사로 확인되기 때문에 성접촉과 수혈 등에 의한 에이즈전파 가능성이 완전히 차단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덕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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