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불안 불구 투자 증가|중국 반환 앞둔 홍콩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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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홍콩의 97년 반환문제로 90년 이후 한때 크게 줄어들었던 미국·일본 등 주요국가들의 대홍콩 투자는 최근 들어 홍콩민주화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중-영간의 줄다리기 등 정정불안의 요인에도 불구하고 증가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90년 홍콩의 발권은행인 홍콩상하이은행이 영국에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등 한때 홍콩사회에 충격을 몰고 왔던 홍콩자본의 해외이전 바람과는 달리 미국·일본 등 대홍콩 주요투자국들의 투자동향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91년 제조업부문에서 대홍콩투자액 13억3천만달러로 외국기업들의 대홍콩제조업 투자액 가운데 31%를 차지, 미국을 제치고 1위로 부상한 일본의 경우 현재까지 신규투자와 재투자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홍콩 도매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보이고있는 일본은행은 87∼91년 5년동안 3·3배로 증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홍콩을 중국에 대한 우회수출기지로 이용하고 있는 대만의 경우도 지난해 대홍콩수출액이 1백72억달러에 달했으며 92년 말까지 홍콩 투자진출업체가 총 3천여개에 이르는 등 홍콩의 대중국 수출입 전진기지로서의 작용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
홍콩자본의 해외이전은 중-영간 반환성명이 체결된 직후인 지난 84년 3월부터 87년까지 5개 기업에 불과했으나 88년 7건, 89년 44건으로 한때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그후 자본의 해외이전은 다시 줄어들기 시작해 90년까지 총 74건에 불과했으며 홍콩상하이은행과 포옥강집단 등 일부 대형 홍콩토착자본의 해외이전이후 현재까지 대형자본의 해외유출은 더 이상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오히려 홍콩상장기업의 대륙투자가 날로 늘어나 93년 현재 총투자건수는 8백1건, 5천2백10억 홍콩달러(약53조원)에 달해 전체 홍콩증권시장 자본규모의 3분의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천6백20억 홍콩달러는 홍콩상장기업의 직접 투자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광동성에 대한 투자가 전체 투자액의 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광동성에 대한 투자집중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밖에도 복건성과 상해등지에 대한 홍콩기업의 투자가 급속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홍콩과 광동·복건성을 잇는 광범위한 화남경제권 형성을 예고하고있다. 【홍콩=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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