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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POLL]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챙겨야 할 것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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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호 02면

여론조사는 민심을 살펴볼 수 있는 훌륭한 도구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여론조사 결과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것이 아닌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일견 수월해 보이지만 여론조사는 질문 방식과 분석에 따라 해석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할 땐 세심한 관찰과 분석이 요구된다.

질문 방식 따라 차이 크고 연령대별 투표율 반영 안돼

대선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할 때 다음 두 가지 사항을 꼭 명심해야 한다. 첫째,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조사결과는 1차 질문에서 지지 후보를 묻고, 무응답자에게 한 차례 더 지지 후보를 선택하도록 다시 부탁하고 있다. 이처럼 반복 질문으로 인해 부동층이나 기권자들이 인위적으로 적어지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조인스-리서치앤리서치의 최근 조사에선 무응답이나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25%였다. 이를 토대로 각 후보의 지지율을 현재의 지지율로 해석하고 있는데, 다소 무리한 측면이 있다. 왜냐하면 아직도 선거가 다섯 달이나 남아 있기 때문에 지지 후보를 확정하고 투표에 참여할 의사를 가진 유권자가 75%나 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6대 대선 투표율은 70.8%로 약 29%의 유권자들이 기권을 했다. 그런데 여론조사에선 이미 그보다 많은 유권자들이 후보를 결정하고 투표할 것이란 전제를 깔고 있다. 1차 질문에서 무응답자나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자들 가운데 13.4%가 재차 질문에서 지지 후보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응답자들은 앞으로 지지 후보를 바꾸거나 기권할 확률이 높은 변동층이란 점에서 이들의 지지율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다.

둘째, 연령대별로 투표율이 다르기 때문에 세대별 유권자 비율을 기준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는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20대 투표율은 55% 정도였고, 40대 투표율은 76.3%였다. 유권자 비율에선 20대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투표자 비율에선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다. 실제 투표에서는 연령에 따라 투표율에 차이가 있지만, 여론조사에선 이러한 차이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젊은 층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더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여론조사는 표본조사의 문제로 인한 오차범위뿐 아니라 질문 방식과 해석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한나라당 경선에서 국민 여론을 반영하기 위한 설문을 후보 적합도로 할 것인가 혹은 후보 지지도로 할 것인가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어떤 용어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조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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