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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프로 『전격! 팡팡쇼』알맹이 없고 선정성의 극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최근 SBS와의 시청률경쟁에서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는 MBC-TV가 24일 첫선을 보인『전격 ! 팡팡쇼』는 지나치게 시청률을 의식, 기존 10대 취향 쇼프로의 자극적인 요소들을 한데 모아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MBC-TV가 봄철 정기프로개편을 끝내고 새삼스럽게 여름 개편까지 하면서 내놓은 프로가 비난 여론이 거셌던 10대 취향 쇼의 재탕이라는 점은 위험 수위에 달한 시청률 전쟁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염려스럽다.
『전격 ! 팡팡쇼]는 한마디로 MBC판『꾸러기 대행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알맹이 없이 현란하고 자극적인 눈요깃거리 제공에만 몰두한다.
이런 성격은 진행자 선정에서부터 확연히 드러난다. 『전격 ! 팡팡쇼』는 주 진행자 없이 김찬우·장동건·이승연·최진영·박세준 등 5명이 집단으로 진행한다. 이들은 모두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가 폭발적이지만 진행자로서의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승연 밖에 없다.
당연한 결과로 첫회 진행은 극도로 어수선했다. 연출자가 미리 예견하지 못했을 리 없음에도 이처럼 집단 MC체제를 택한 것은「스타군단의 얼굴 내밀기로 물량공세를 펼치는게 10대들에겐 통한다」는 얄팍한 계산이 작용했을 법하다.
프로그램 내용을 보면 이런 추측은 상당한 설득력을 얻게 된다.『전격 ! 팡팡쇼』의 80% 정도는 이 5명의 진행자들이 직접 출연자가 되어 만드는 코너로 그 내용도 이들의 스타성을 부각시키는 것이 주류를 이룬다. 예컨대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갱단을 이들이 주윤발처럼 멋진 액션으로 물리치는 장면과 같은, 상업주의가 만들어낸 영웅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려내는 코너가 많다.
한편「팡팡모험」코너에서는 여자가수 하수빈·박준희가 코끼리 우리 속에 들어가 꼬리에 리번을 다는 장면을 연출했다. 연약해 보이는 두 여가수는 코끼리가 코로 자신들을 건드리려하자 기겁하고 이리 저리 도망 다니다 울음을 터뜨리기까지 했다. 로마원형경기장에서 사자와 마주선 검투사의 모습이 연상됐다. 모험을 하고 있다기보다 학대당하고 있는 인상을 주었다.
『전격! 팡팡쇼』는 또 미니스커트 입은 여자의 다리를 김찬우 등이 노골적으로 훑어보는 장면을 담은 코미디극도 보여주고 있었다.
한마디로 가학성·선정성·상업적 영웅주의의 3박자로 『전격! 팡팡쇼』는 시청을 구걸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남재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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