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2~3년 … 연료·식량이 관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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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화성 유인 탐사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과제는 '우주인을 어떻게 오래 생존시키는가'하는 문제다.

지구~화성 간 평균거리는 7천8백만㎞. 달까지 거리보다 2백배 이상 멀다. 실제론 여러 이유 때문에 훨씬 비행거리가 늘어난다. 지난해 6월 발사된 유럽 화성 탐사선은 7개월 동안 무려 4억㎞를 날았다. 우주인이 탐사를 마치고 돌아 오려면 최소한 2~3년이 걸릴 수도 있다. 화성과 지구가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타이밍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장기 우주 여행에 필요한 연료와 음식 등을 모두 싣고 가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크기의 우주선이 필요하다. 달 탐사선의 최소 수십배는 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인류는 그런 기술을 갖고 있지 못하다. 다만 화성에 물이 발견된다면 사정이 조금 달라진다. 각종 음식에서 수분을 제거, 부피와 무게를 가볍게 한 뒤 화성에서 조리하게 가공하면 된다. 연료의 주 성분인 산소와 수소도 화성에서 보급받을 수 있다. 우주선의 크기를 확 줄일 수 있게 된다. 화성행 연료만 갖고 가고, 귀환 연료는 현지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화성의 물과 생명'탐사를 위해 화성 표면에 착륙한 탐사로봇 스피릿의 역할이 무척 크다.

또 우주인의 골다공증 같은 의학적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무중력 상태에서 사람의 뼈는 월 1~2%씩 준다. 화성탐사를 마친 우주인의 뼈는 자칫 푸석푸석한 옥수수대처럼 될 수도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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