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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미국 대선] 딘 후보, 인기 거품 꺼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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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전의 선두주자인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가 안팎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당내 다른 후보들은 바짝 추격하고,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간격은 더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 도전= CNN 방송과 갤럽.USA 투데이가 지난 7일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딘에 대한 당원의 지지는 뚝 떨어졌다.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령관이 4% 차이로 턱밑까지 쫓아왔다. 그 정도는 오차범위 수준이다. 꼭 한달 전 같은 조사의 '21%포인트 리드'에서 급락한 것이다.

딘 후보는 특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원을 받는 클라크 후보의 우수한 정치자금 조성 능력에 신경쓰고 있다. 오는 19일 당대회가 열릴 아이오와주 여론조사에서도 딘은 딕 게파트 전 하원의원을 간신히 따돌렸을 뿐이다.

게파트가 1988년 이 주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AP통신은 9일 "민주당 나머지 후보들 사이에 희망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나머지 8명의 후보가 합심해 딘을 집중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딘 캠프의 선거참모인 조 트리피는 "이런 공격에 일일이 대꾸하다 보면 부시와 싸울 틈이 없는 게 제일 문제"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다. 88년 민주당 마이클 듀커키스 후보는 공화당 부시(현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후보의 허위 비방 공세에 대꾸하지 않다 낭패를 당했다.

정치판에서는 거짓말도 계속되면 진짜처럼 이미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딘 캠프는 당내 후보의 공격엔 참모가 대응하고, 딘은 부시를 맡는 전략으로 나서고 있다.

◆외부 시련= CNN방송과 갤럽.USA 투데이의 지난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과 딘 후보의 지지도 차이는 59%대 37%, 무려 22%포인트 차이가 난다.

지난해 말 CNN과 타임 조사 때는 51%대 46%로 부시 대통령을 거의 따라잡았던 것에 비하면 급락한 것이다. 인터넷 뉴스 사이트인 드러지 리포트도 워싱턴 포스트와 ABC방송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인터넷으로 정치뉴스를 얻는다고 한 응답자 중 '딘 지지'는 '부시 지지'에 20%포인트 뒤졌다.

전통 매체로 정치 뉴스를 얻는다고 한 사람 사이의 지지도 부시 대통령보다 20%포인트 낮았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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