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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화합의 선율로 정명훈 유엔 지휘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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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세계 각국은 ‘유엔’이라는 음악을 연주하는 다양한 음색의 악기다. ‘유엔 데이 콘서트’는 국경과 언어를 뛰어넘는 만국 공통어인 음악으로 세계인의 평화와 화합을 염원하는 자리다. 오른쪽은 서울시향 예술감독 정명훈씨. [유엔본부 사무국 제공]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54)씨가 ‘유엔 데이 콘서트’무대에 선다. 10월 24일 서울시향을 이끌고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 총회장(1700석)에서 세계 각국의 외교사절과 유엔 스태프 앞에서 ‘평화와 화합의 선율’을 들려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 192개 회원국의 유엔 대사, 국제 NGO 대표, 뉴욕에 거주하는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서울시향은 이날 브람스 ‘교향곡 제2번’에 이어 소프라노 이하영(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 영 아티스트), 테너 신동원(34·시카고 리릭 오페라 단원)씨와 함께 오페라 아리아와 2중창을 연주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유엔본부 건물이 5년간 전면 개·보수 공사에 들어감에 따라 이번 공연은 현재의 건물에서 열리는 마지막 공연이다.

 유엔 총회장에서는 사무총장 환송(또는 환영)음악회 등이 다채로운 음악행사들이 열리지만 유엔 데이 콘서트가 가장 비중이 크고 역사가 깊다.

정명훈씨는 이미 1995년 10월 7일 KBS 교향악단,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첼리스트 정명화, 소프라노 신영옥, 김덕수패 사물놀이와 함께 유엔 총회장 무대에 섰다. 하지만 이날 공연의 공식 명칭은 ‘유엔 스태프와 평화유지 활동 종사자를 위하 음악회’였다. 국내 연주단체가 태극 마크를 달고 ‘유엔의 날 콘서트’에 출연한 것은 2002년 KBS 국악관현악단이 처음이다.

대의원석 앞쪽 2열의 탁자와 의자를 떼어내고 IBM사가 헌납한 덧마루를 붙여 오케스트라 100명, 합창단 120명까지 수용하는 무대를 만든다. 사무총장실은 지휘자 대기실로 바뀐다. 2003년 코피 아난 당시 사무총장은 “유엔의 날을 축하하는데 음악만큼 좋은 게 없다. 음악의 하모니로 갈등과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말했다.

서울시향 오병권 기획실장은 “올해 네덜란드와 러시아가 함께 경합을 벌였다”며 “반기문 사무총장 취임 후 국제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위상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엔본부에 근무했던 구삼열(66·임길진NGO스쿨 총장)씨는 “각국에서 출연 경쟁이 치열해 지역별 국가별로 안배하느라 많은 신경을 쓴다”며 “유엔 데이 콘서트만큼은 출연진, 프로그램은 물론 참석자의 면면도 훌륭해 대사들이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고 말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유엔 데이 콘서트는 …

유엔의 날(United Nations Day)은 1945년 10월 2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유엔 헌장을 제정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됐다. 유엔 데이 콘서트는 매년 ‘유엔의 날’에 뉴욕 유엔본부 유엔총회장에서 매년 열리는 음악회. 1953년 유엔 본부 총회장 건물이 개관하면서 54년 출범했다. UNDPI(유엔공보과)에서 주관하는 전석 초대, 비공개 행사다. 레너드 번스타인, 게오르그 솔티, 로린 마젤 등 세계적인 거장들이 지휘봉을 잡았다. 최다 출연 국가는 미국(16회). 일본·오스트리아·영국·캐나다가 각 3회, 한국·러시아·독일·스페인이 각 2회 출연했다. 최다 출연단체는 뉴욕 필하모닉(6회). 최다 연주 곡목은 베토벤 ‘합창 교향곡’. W H 오든의 시(詩)에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가 곡을 붙인‘유엔 찬가’(1971년)가 유엔 공식 국가로 채택되기 전까지는 유엔을 대표하는 음악으로 연주돼 왔다. ‘합창 교향곡’은 71년 유네스코 기록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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