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화나트륨에 철골 부식한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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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국의 교량 붕괴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워싱턴주 타코마의 내로우스 다리(1940년), 오하이오주의 포인트 플레전트교(1967년), 뉴욕주의 스쿠하리크릭교(1986년) 등도 무너졌었다. 바람의 진동, 교각 기초의 붕괴 등 원인은 다양했다.

그럼 미니애폴리스 교량은 왜 무너졌을까. 미국 국토안보부 관계자는 "특별히 테러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아멜리아 후프만 시 경찰 대변인도 "지금까지는 다리가 구조상의 문제로 무너졌다는 것 외엔 추가할 게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다리가 철골의 부식이나 피로 때문에 무너졌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지적한다.

정란(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미니애폴리스는 겨울에 눈이 엄청나게 많이 오는 기후여서 도로나 교량에 다량의 염화나트륨 등 제빙제를 뿌린다. 이런 화학약품은 철골을 빠르게 부식시키기 때문에 방청제를 충분히 쓴다 해도 일부분에 일어난 부식을 다 식별해 내기는 어려운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교량이 붕괴되던 시점에 콘크리트 상판 보수공사가 진행된 점도 문제를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크다. 낡은 콘크리트를 깨는 과정에서 부식된 철골이 완전히 갈라지게 하는 역할을 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네소타 주지사는 "엔지니어들이 공학적 견지에서 데크는 2020년 정도에 교체해야 한다고 알려 왔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1년 주 교통국 보고서는 교량 철제 빔의 부식과 트러스의 불량 용접 등을 지적했었다. 보고서는 또 교량의 디자인이 단지 두 개의 주 트러스로 8차로 도로를 지탱하게 돼 있어 트러스 단면에 하나의 균열이라도 가는 경우 이론적으로 붕괴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신혜경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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