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검찰­정씨 「장외거래」 의혹/정덕진씨 배후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덕일씨 어제밤 출두… 검찰 새벽까지 연막/인기여자 탤런트 조사설로 한때 확인소동
○…정덕일씨가 19일 밤 극비리에 자진출두해 조사를 받고있는데도 검찰관계자들은 보도진의 확인요구에 대해 새벽까지 시종일관 거짓말로 일관,검찰이 정씨와 무언가 「장외거래」를 하면서 보도진을 따돌리려 한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강하게 대두.
평소 일생에 한번도 거짓말을 한적이 없다고 강조해오던 유창종강력부장은 밤 11시30분쯤 퇴근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내 방에(덕일씨가)와 있으니 가서 봐라』며 농담조로 출두사실을 부인했으며 조사실앞에서 포승줄에 묶여 걸어나오다 기자들과 잠시 만난 정덕진씨도 『덕일이는 여기 없다』고 말하기도.
새벽3시쯤 보도진과 통화를 한 박종철검찰총장은 『밤 11시에 신승남3차장과 다른 건으로 전화통화를 했지만 정덕일씨 출두에 대해서는 보고를 들은바 없다』며 『그런 중요한 사안을 총장인 내게 보고를 안했겠느냐』고 오히려 반문.
○…정덕진씨 수사와 관련,검찰이 사건해결을 위해 정씨 및 동생 덕일씨와 은밀한 거래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강력히 제기돼 정도에서 벗어난 편법이라는 여론이 고조. 이같은 추측은 검찰이 조사중이던 형 정씨와 덕일씨의 전화통화를 주선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다 박철언의원과 엄삼탁청장만이 비호세력으로 갑자기 부각된 점에 미루어 검찰과 정씨측이 2명선에서 수사를 마무리 짓기로 짰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검찰주변에서는 검찰이 정씨에 대한 구형량 등을 낮춰주거나 정작 뒤를 봐주는 핵심 비호세력 등 여죄를 더 캐지않는 대신 「끈떨어진」 박 의원과 엄 청장을 끌어내는 선에서 타협이 이루어졌을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분석.
특히 대외로비를 전담해온 덕일씨에 대해 검찰이 『형제를 함께 구속 하는 것은 전례에 어긋난다』며 벌써부터 불구속 수사할 방침을 흘리고 있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
○…박 의원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강력부에 19일 오후 인기탤런트 H모양이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됐다는 소문이 나돌아 취재진들이 이를 확인하느라 한바탕 소동을 벌였으나 결국 헛소문으로 판명. 이같은 소동은 박 의원의 여자관계에 대해 검찰이 조사한 뒤 박 의원의 발목을 잡아 혐의를 자백받으려 한다는 그럴듯한 유언비어가 퍼졌기 때문.
검찰은 그러나 『소환사실이 없다』고 공식부인,H양 소환설은 한때 해프닝으로 끝났다.
○…검찰은 정씨 비호세력으로 검찰 전·현직고위간부들의 이름이 끊임없이 거명되자 『언론이 무슨 근거로 그런 보도를 하느냐』며 극도로 신경질적인 반응.
정씨 비호세력으로 검찰·안기부 전간부·국회의원까지 구속됐거나 소환조사를 받을 예정이지만 검찰측 관련인사는 꾸준히 비호세력설이 나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수사노력조차 전무한 상태.
검찰은 그간 『소문만 가지고 수사할수 있느냐』며 『검찰간부를 포함,성역없이 조사할테니 정보만 달라』고 거듭 되풀이해왔다.
검찰은 그러나 20일 청와대 사정비서실에서 근무했던 신길룡경정이 구체적으로 검찰내 비호세력을 거명하자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
○…19일 밤 검찰에 자진출두한 덕일씨는 정씨 3형제의 재산관리와 대외로비를 담당해온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의 열쇠를 쥐고있는 핵심인물.
서울 송파구 석촌동 등 네곳에 뉴스타호텔 체인을 가지고 있으며 인수당시 3급이던 석촌동 뉴스타호텔을 단기간에 1급으로 끌어올릴 정도로 로비에 뛰어난 수완을 보여왔다.
3형제중 머리회전이 가장 빠른 덕일씨는 재력을 바탕으로 각계인사와 접촉해오다 지난 2월 대한럭비풋볼협회 부회장으로 체육계에 발을 디디면서 이를 발판으로 정·관계 인사들과 교류를 넓혀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덕일씨가 사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H빌라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정치인·연예인·체육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무더기로 발견돼 덕일씨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게 했으며 이재에도 발군의 실력을 보여 형 덕진씨에 버금가는 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