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봉-김문수 돌아온 황금 셔틀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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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배드민턴의 교과서」로 불린 박주봉(29·한체대조교)-김문수(30·부산진구청)조가 은퇴10개월만에 코트에 복귀, 황금라켓을 휘두르게 됐다.
박-김조는 25일부터 6월6일까지 영국에서 벌어지는 제3회 세계혼합단체배드민턴 선수권대회와 93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 또 다시 금메달에 도전하기 위해 이미 지난달 초순부터 맹훈련해왔다. 박-김조는 지난해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배드민턴 남자복식 금메달을 차지한 후 현역에서 은퇴했었다.
83년부터 호흡을 맞춘 이들은 국제무대에서 그동안 30차례나 우승, 한국 배드민턴을 세계 정상으로 끌어올린 주역.
박-김조가 다시 3평 남짓의 좁은 배드민턴 코트로 되돌아온 것은 그동안 남자복식조가 이들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국제무대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신데 자극된 것이다.
박-김조는 후배들에게 기술 전수와 함께 자신들의 은퇴를 틈타 한국에 우위를 점하려는 중국을 비롯,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A풀에 소속된 국가들에 또다시「복식신드롬」을 안겨주기 위해 라켓을 잡게된 것.
현재 박-김조의 체력은 전성기의 90%를 유지하고 있으며 눈빛만 보고도 5∼6개의 전술을 한꺼번에 구사하던 완벽한 콤비플레이가 여전해 정상 제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세대교체를 제대로 하지 못한 협회가 박-김조의 명예 은퇴를 끝까지 지켜주지 못하고 혼합단체전 2연패를 위해 이들의 명성을 이용하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어쨌든 박-김조는 한국배드민턴의 새 날을 위해 또다시 셔틀콕에 승부를 걸고 있는 것이다. 협회는 이들 복식 조에 대해 선발전 없이 대표선수로 확정, 18일 대표선수단 결단식을 가졌다. <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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