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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공이 공사현장 안 가고 구글 어스로 견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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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위치와 지리 정보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치 기반 서비스(LBS)가 전 세계 비즈니스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LBS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종 사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업체들도 이 기술을 접목해 더욱 공세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일 "LBS 사업은 국가 전반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전략적 자산"이라고 평가하고 관련 제도를 잘 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비즈니스 틀을 바꾼다=미국에선 굴뚝 청소업체들도 LBS를 활용할 정도로 일상화됐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붕 수리공.수영장.정원 관리원들도 구글 어스 같은 무료 위성사진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또 "이전처럼 이들이 몇 시간씩 운전하며 일일이 현장을 찾아다니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전했다. 대신 이들은 컴퓨터에 앉아 인공위성에서 쏴주는 각종 위치 정보로 손쉽게 견적도 뽑고, 새 고객도 찾고 있다.

◆LBS의 무궁무진한 잠재력=2004년 내비게이션으로 일반 소비자에게 첫선을 보인 LBS는 끝없이 진화 중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꼽은 LBS 기술 기반 유망 신종사업 부문만 여섯 가지에 달한다. ▶맞춤형 정보 검색이 가능한 위치 기반 생활정보 사업 ▶차량 운행 정보 등을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사업 ▶지도 기반 웹사이트 제작 사업 등이 번창하고 있다.

위치 추적으로 물류비를 아끼는 물류.자산 관리시스템사업의 경우 UPS.페덱스 등 글로벌 택배사들이 앞다퉈 도입했다.

또 구글 어스 등으로 유명한 위치기반 지리정보 시스템 사업은 교통 사고, 범죄 빈도 확인 등에 유용하다. 이 밖에 통행료 징수 등에 유용한 지능형 교통 시스템을 이미 서울시와 독일 정부가 교통 현장에 활용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성호 수석 연구원은 "노키아.구글.야후 등 글로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LBS 사업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며 "미국은 1990년대 초부터 이 분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는 등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도 LBS 활성화를 위해선 현행 6m 이상으로 묶인 해상도 규제를 선진국 수준(1m)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LBS 서비스로 인해 급증할 수 있는 사생활 침해나 저작권 침해 시비를 줄이는 관련 규정 손질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표재용 기자,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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