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하석주 생명의 방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베이루트(레바논)=임병태 특파원】하석주(대우·25)가 벼랑에 몰린 한국월드컵팀에 첫승리의 기쁨을 안겼다.
94미국월드컵축구 아시아D조 1차 예선전에 출전중인 한국은 11일밤(한국시간) 이곳 보르지 하무드경기장에서 벌어진 홈팀 레바논과의 2차전에서 전반17분 하석주가 뽑은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켜 1-0으로 쾌승했다.
이로써 한국은 1승1무로 승점 3점을 마크, 이날 역시 인도에 2-1로 승리한 선두 홍콩(2승1무·승점5)에 이어 2위에 나섰다.
한국은 이날 소극전을 폈던 바레인과의 1차전 때와는 달리 발빠른 스트라이커 서정원과「캐논슈터」황보관을 공격투톱에 내세우고, 노정윤·하석주를 좌우날개로 삼아 초반부터 줄기찬 공세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나갔으나 전반 중반이후 레바논에 역습을 허용하는 등 수비불안은 여전했다.
전반15분쯤 스위퍼 홍명보의 패스실수로 레바논의 압둘 체하브에게 왼쪽이 뚫려 결정적인 실점위기를 맞기도 했다.
고비를 넘긴 한국은 곧바로 반격에 나서 천금같은 결승골로 연결시켰다. 17분쯤 미드필드왼쪽에서 노정윤이 중앙문전으로 센터링한 볼이 레바논 수비수의 몸을 맞고 페널티아크쪽으로 흐르자 뒤에서 쇄도하던 이날의 히어로 하석주가 골지역 안쪽으로 돌아 들어가며 통렬한 왼발 땅볼슛을 성공시킨 것이다.
한국은 이후 계속된 공세속에 35분쯤 서정원이, 40분쯤엔 구상범이 추가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레바논 GK의 선방으로 무위에 그쳤다.
후반들어 한국은 홈관중의 열화 같은 성원에 힘입은 레바논의 거친 공세에 시달렸으나 고비를 잘 넘겨 귀중한 1승을 챙겼다.
이날승리로 일단 고비를 넘긴 한국은 인도(13일)·홍콩(15일)과의 두게임을 남기고 있으나 당초 예상과는 달리 홍콩의 전력이 만만찮은 것으로 드러나 홍콩과의 최종4차전이 1차전 조수위 다툼이 될 전망이다.
한편 김호 감독은『바레인전에서의 실패를 거울삼아 공격진에 빠른 선수들을 대거 포진시킨 게 적중한 것 같다』면서『그러나 다양한 공격이 이뤄지지 않고 수비가 흔들려 서너차례 역습을 허용한 것은 불만』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