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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작가 그리셤 미 출판계 휘어잡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미국 출판계에 스릴러작가 존 그리셤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 89년 스릴러작품『살해시간(A Time to Kill)』으로 미 문단에 데뷔한 그리셤은 그동안 4권의 소설을 발표했는데 현재 그의 소설들은 뉴욕타임스지 하드커버 베스트셀러 1위와 퍼블리셔스 위클리지 베스트 셀러 목록 1, 2, 3위에 나란히 올라 있다.
지난 2월 발표된 작품『소송의뢰인(Client)』의 경우 발매 1개월만에 2백60만부 판매를 기록하면서 3월 이후 뉴욕타임스 하드커버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작품에 앞서 나온『펠리컨 브리프(The Pelican Brief)』,『기업(The Firm)』(우리말 번역 책제목『그리고 그들은 바다로 갔다』),『살해 시간』도 현재 퍼블리셔스 위클리지페이퍼백 베스트 셀러 목록 1, 2, 3위에 올라 있다.
그리셤의 작품은『살해시간』『펠리컨 브리프』『기업』이 각각 5백만부 이상 팔리는 등 지금까지 모두 1천8백만부나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하드커버 판매 부수가 발매 1개월만에 2백60만부를 넘어서기도 처음이지만, 한 작가가 베스트셀러 목록에 동시에 4개의 작품을 올려놓기도 그리셤이 처음이다.
그리셤은 이외에 작품 3편이 동시에 영화화되는 영광도 안았다. 시드니 폴랙 감독이 올여름 개봉 예정으로『기업』을, 앨런 패큘라 감독이『펠리컨 브리프』를, 조엘 슈메슈 감독이『소송의뢰인』을 각각 영화로 만들고 있는 중이다.『기업』의 주인공은 톰 크루즈가,『펠리컨 브리프』의 주연은 줄리아 로버츠가 각각 맡았다.
많은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그러하듯, 미시시피주에서 변호사 생활에 싫증을 느끼고 소설가로 전향한 그리셤 역시 첫작품『살해시간』을 들고 출판사를 돌아다니면서 가는 곳마다 퇴짜를 맞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거의 사장될 뻔했던 이 작품은 결국 소규모 출판사의 도움으로 빛을 보게 되었다.
당시 그리셤의 작품을 출판하기로 한 이 출판사도 처음엔 초판 1만5천부를 다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졌었다.
그리셤이 미독자들을 사로잡은 매력은 무엇보다 구성이 치밀하다는 점에 있다. 변호사로서의 경험과 법률 지식이 빈틈없는 구성에 한몫 단단히 하고있다. 또 등장 인물이나 사건의 동기·사건장소 등에 대한 설명을 가능한 한 억제, 독자들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는 점도 그의 강점으로 통한다. 그는 섹스 장면 묘사에서도 언어를 최대한 아낀다.
그의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변호사가 시카고 마피아 단원으로 확인되는 등, 변호사들의 세계가 부정적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다.<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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