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두 김 전총장 “진실 밝히겠다”/해군 진급비리 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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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조기엽 전해병사령관 부부 잠적 확인/“수사내용 흘리지말라”중수부 함구령
○“확인뒤 보도해달라”
○…김종호 전해군참모총장은 26일 오전 11시15분쯤 수사관 2명과 함께 승용차편으로 대검에 도착,보도진에게 『검찰에서 진실을 모두 밝히겠으며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과장된 것』이라며 자신의 수뢰혐의를 부인. 엷은 감색 정장차림에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검찰청사에 나온 김 전총장은 『언론도 사실이 확인된뒤 보도해달라』고 말했으나 부인을 통해 돈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고개를 세차게 가로젓기도. 김 전총장은 5분여에 걸쳐 보도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자 다소 격앙된 표정이었다.
○사위차로 빠져나가
○…김 전총장 소환장이 발부된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김 전총장 자택에는 보도진 30여명과 취재차량 20여대가 한꺼번에 몰려 북새통.
김 전총장은 보도진이 집앞 골목길에서 로열프린스를 몰던 40대 남자와 차량통행 문제로 시비가 붙어 신경이 쏠려있는 틈을 이용,큰사위 소유 쏘나타를 타고 급히 골목길을 빠져나가는 신속성을 과시.
사건수사 발표 직후부터 일절 출입을 삼가고 칩거에 들어간 김 전총장은 이에 앞서 25일 오후 11시10분쯤 출가한 큰딸과 사위 등을 불러들여 집안내에서 앞으로의 대책 등을 두고 숙의를 벌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현관에 신문더미만
○…조기엽 전해병대 사령관은 군 당국의 진급비리 전면수사 방침이 전해진 24일께 부인과 함께 서둘러 잠적한 것으로 판명. 검찰은 26일 새벽 긴급구속영장까지 발부해 서울 강남구 개포동 조 전사령관 자택을 급습했으나 문이 잠긴채 현관 앞에는 신문더미가 쌓여있어 조 전사령관 부부의 도피사실을 확인했다고.
현장을 다녀온 한 수사관은 『조씨부부가 그랜저승용차 편으로 황급히 집을 떠나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진술 외에는 얻은게 없다』며 허탈해 하는 모습.
○“기자부터 철수하라”
○…검찰은 김 전총장의 검찰소환에 앞서 「모양갖추기」에 각별한 신경. 검찰은 26일 김 전총장의 수뢰사실이 부인 신씨 및 참고인들의 자백과 자금추적으로 입증된 뒤에도 이날 오전 11시까지가 시한인 정식소환장을 발부하는 등 전례없는 예우를 갖추는 모습.
검찰은 김 전총장이 『집앞에 대기중인 사진기자 등 보도진이 철수하지 않으면 한발짝도 집 밖으로 나설 수 없다』고 버티자 설득에 애를 먹기도.
○수사진척 방해행위
○…대검은 26일 김 전총장의 인사 관련 뇌물수수 수사가 군비리 전반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수사검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함구령을 내리는 등 중수부 전체가 경색되는 분위기.
김태정중수부장은 군비리 수사와 관련,『검찰 내부에 수사기밀을 언론에 흘리는 몰지각한 인사가 있다』고 격앙된 어조로 힐책하며 『이같은 행위는 검찰의 수사진척을 방해하는 음해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호통. 검찰 주변에서는 최근 동화은행장 비자금 수사와 군진급 인사비리 수사가 정치권으로 확대조짐을 보이자 일부세력의 「수사방해책동」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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