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5일 "대학 자율화라는 이름 때문에 본고사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과반수를 넘어섰다"며 "과연 알고 지지하는 건지 모르고 지지하는 건지 일일이 제가 물어보지 않았지만 참혹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경남 진주산업대에서 열린 2단계 국가 균형발전 정책 선포식에서 "대학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본고사를 부활하자는데 지지여론이 60% 이상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지금은 종합부동산세를 중앙 정부가 징수해 각 지방으로 나눠주는데 경상남도의 경우 900억원 정도 된다"며 "종합부동산세를 지방세로 할 경우 거둔 곳에서 거둔 만큼 쓰므로 경남은 900억원이 날아간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렇게 해서는 균형발전 정책을 못 지켜낸다"며 "지방 유지들이 전부 서울에서 나온 신문만 들여다보고 '당연히 지방세화 해야지'하면 경남은 900억원이 날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 후보는 최근 종합부동산세를 지방세화한다는 공약을 내세운 만큼 노 대통령의 발언은 이 공약의 문제점을 지적한 셈이다. 노 대통령이 레임덕을 방지하고 편가르기를 통해 대선국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의도한 발언이란 분석도 정치권에서 나온다. 다음은 주요 발언.
◆ 레임덕 관련="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이 없다. 참 이상하다. 지금 이 시기에도 공무원들이 열심히 한다. 공감하는 정책, 공감하는 사람들이 나서서 일을 하기 때문에 레임덕 없이 정부 안에서 하는 건 다 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 균형발전 관련="균형발전 정책을 정확히 이해하고 정치적 압력을 계속 행사해야 한다. 공적인 자리에서 제가 민감하게 '정당을 선택할 때 정책과 노선을 보고 선택하라. 후보를 선택할 때 그렇게 선택하라'고 말씀드리진 않겠다. 여러분이 어느 당을 지지하든 간에 그 당 안에서 균형발전에 저촉되는, 대치되는 정책이 나오지 않도록 막아줘야 한다. 예를 들어 내신을 무력화하면 지방 고등학교가 살 수 있겠나. 지역에서 가난한 사람의 아이들이 어떤 처지에 빠지게 되나. 종부세 내는 사람이 전 국민의 2%도 안 되는데 '종부세를 없애라'고 하면 누구를 위한 언론인가. 그 언론이 다 2%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방치해선 안 되고 지역 언론이 각성해야 한다."
박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