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학" 김승연회장 대학에 등록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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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연수한다는 명목으로 출국한 한화그룹 김승연(金升淵)회장이 이 대학에 등록하지 않아 '도피성 외유' 의혹이 커지고 있다.

지난 대선 때 노무현.이회창 후보 측에 거액의 불법 대선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金회장은 대검 중수부가 출국 금지하기 하루 전인 지난 1일 오후 출국했다.

당시 金회장은 탑승 예약도 하지 않은 채 부인 등 일행 3명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에 나타나 일본 도쿄로 가는 항공기를 탔으며, 일본에서 미국행으로 바꿔 탄 것으로 알려졌다.

스탠퍼드대 관계자는 7일 "지난해 10월 金회장 측에서 연수를 신청했다"며 "하지만 金회장은 미국에 도착했다며 전화는 걸어왔으나 아직 학교에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金회장은 연수용 비자를 발급받기 위한 방문허가서를 미국 대학에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객원교수나 방문연구원은 J비자나 F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하며 비자를 신청할 때 대학이 발급한 초청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에 대해 한화 측은 "연수 과정은 지난 1일 시작했으나 金회장이 국내외 여론을 의식해 학교에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화 측은 또 한미교류협회장인 金회장은 한.미 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공동 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으로 떠난 것이기 때문에 별도의 등록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으며, 6개월 이상 장기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익재.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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