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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2배수용… 화재 무방비/논산 정신병원 참사의 문제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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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환자들 예사로 담배피워… 관리체계엉망/「소방검사제외」 악용 비상구도 설치 안해
□대형 화재사고 일지
▲71.12.25=서울대연각호텔 LP가스누출로 인화,사망 1백65·중경상 67명.
▲72.8.5=서울 대왕코너 LP가스폭발,사망6·중경상 67명.
▲72.12.2=서울시민회관,사망58·중경상76명.
▲74.10.17=서울 회현동 뉴남산호텔,사망19·중경상 50명.
▲75.3.12=서울 수유동 「천사의 집」 영아원,14명사망.
▲80.6.5=광주 만년장여관,사망10·중경상15명.
▲81.8.13=경기도 안양시 대교보신탕집 LP가스폭발,사망10·중경상 21명.
▲83.4.18=대구 「초원의 집」 디스코클럽,사망25·중경상67명.
▲84.1.14=부산 부전동 대아관광호텔,사망38·중경상 76명.
▲88.3.25=경기도 안양시 비산1동 안양그린힐섬유봉제공장,사망22명.
▲89.10.4=전남 여천 럭키여천공장 폭발,사망 16명.
▲91.10.17=대구비산4동 「거성관」 나이트클럽방화,사망 16·중경상 13명.
▲93.1.7=충북 청주시 우암상가아파트 지하상가 LP가스통 폭발,사망28·중경상 53명.
서울신경정신과의원 입원환자 34명이 불에타 숨진 사건은 시설규격을 무시한채 수용인원을 대폭 늘린데다 환자관리·감독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숱한 문제점을 안고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가 난 서울신경정신과의원(원장 이승민·30)은 지난 1월16일 1층병상,2층살림집 등 77.60평방m의 건물을 지으면서 허가면적 41.18평방m를 훨씬 초과했는데도 준공검사가 떨어졌다는 것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허가면적 초과
의원측은 3월15일 준공검사를 받은 18병실을 갖춘 1백9.28평방m의 1층 조립식패널 건축물을 3월19일 병상증설변경허가를 받아 이를 입원수용실로 사용해왔다.
의료기관의 시설규격엔 환자2명 이상을 수용할 경우 환자1명에 4.3평방m이상의 입원실을 갖추도록 돼있으나 이 의원은 규정대로라면 25명밖에 입원시킬수 없는데도 45명의 환자를 입원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33.1평(1백9.28평방m)의 조립식건물에 45명의 환자를 입원시키면서 간호사·관리인 등이 10여m 떨어진 원장집에 기거,환자들의 손발을 묶어 놓은데다 방밖에서 문을 잠가 이번 화재사건 같은 경우를 전혀 대비하지 않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환자들이 담배를 피우다 불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평소 정신질환자들이 담배·라이터·성냥 등을 소지해왔다는 사실을 보여줘 환자관리에도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준공검사 의문
광주시 남동154가 고향인 이승민원장은 82년 2월15일 전남도지사로부터 의사면허 취득후 89년 3월16일 제323호로 보사부장관으로부터 전문의 자격취득 및 지난 1월15일 의료보험관리공단 이사장으로부터의 요양기관지정을 받아 3월19일 19개병상 허가를 받아 전문의로 일해왔다.
문제의 의원 건물은 3월15일 논산군수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으나 4백평방m이하(1백52평방m)로 소방검사대상에서 제외돼 시설주가 자체적으로 점검을 해와 대형참사의 가능성이 항상 도사려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복도조차 없어
의원측은 사고건물이 소방법의 규제대상에서 제외된 사실을 악용,건물에 복도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은 물론 방화차단벽 등도 되어 있지 않고 밖으로 통하는 문이 하나밖에 없는 등 방화시 대피취약건물로 방치돼왔던 것이다.
한마디로 정신질환자를 입원 치료하는 의원이 돈벌기에만 급급했을뿐 환자관리나 시설규격 등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이같은 참사를 빚은 셈이다.<논산=박상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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