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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한가운데 '나홀로' 美대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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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1917년, 두개의 급진적인 사회적 유토피아가 탄생했으나 이제껏 살아남은 것은 하나뿐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동쪽 사막지역에 있는 디프 스프링스 대학의 티셔츠에 쓰여 있는 글이다. 이 셔츠엔 17년 러시아 혁명의 주역인 니콜라이 레닌과 같은 해 이 대학을 설립한 변호사.은행가인 루시언 루시어스 넌의 사진도 나란히 인쇄돼 있다.

2년제인 이 학교의 1~2학년 전체 학생수는 26명이고 교수는 9명이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학생과 교수들은 수도자처럼 생활하며 공부하고 가르친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6일 이 대학의 입학 경쟁률이 10대 1이 넘고 신입생들의 학습능력적성시험(SAT) 평균성적은 1천5백점대로 하버드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 학교엔 훌륭한 학생회관이나 에스프레소 바는 물론이고 체력단련실도 없다. 오히려 학생들은 새벽부터 소젖을 짜거나 건초 더미를 묶고 난 뒤에 장화차림으로 수업을 듣는다. 주당 최소 20시간의 노동을 해야 하지만 등록금과 기숙사비는 없다. 학생들은 교수 채용이나 교과과정도 스스로 정한다.

학생들의 음주는 허용되지 않는다. 다른 도시로의 여행은 제한적으로 허용되지만 대부분 자제하고 있다. 인터넷이나 전화선은 기상악화로 자주 끊어져 주로 편지를 써야 한다.

대신 학생들은 강의당 학생수 4명 정도의 질 높은 교육을 받는다. 지난해 이 학교 졸업생들은 대부분 코넬.하버드.스탠퍼드대, 영국의 옥스퍼드대 등 국내외 명문대에 편입했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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