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진단한 한국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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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악성결핵균(부정부패) 감염에 백혈구(사정기관) 감소증”/간(관)에는 지방(뇌물)끼어 지방간증세/약물치료(사정)는 그동안 내성만 키워/채식(깨끗한 정치)하니 위장(기득권층) 공복감
『악성 결핵균(부정부패)이 오래전부터 폐는 물론 골수까지 깊숙이 침범해 있다. 균을 공격해 잡아 먹어야 하는 백혈구(사정기관) 수치가 정상이하로 떨어진 백혈구 감소증도 함께 나타나 저항력도 떨어진 상태다. 지금까지 수차례 약물치료(사정)를 했으나 완치되기 전에 약을 끊는 바람에 세균 내성만 키워 치료가 더욱 힘들다. 내성이 얼마나 강한고 하니 결핵균들이 모여 적당히 약한 약만 투여해달라고 요구할 정도다.』
최근 의료계에서 유행하는 한국병 풍자시리즈 한 대목이다.
김영삼대통령이 주창해온 「한국병론」과 관련,이를 진짜 질병의 진단·치료·예후와 연관시킨 풍자다.
한국병은 간 이상에서 시작됐다. 독소를 분해하는 간(사정기관과 정부기관)에 지방(뇌물)이 끼어 정상기능을 방해하는 지방간증세로 「사정기관부터 사정한다」는 대통령의 지시와 관련,의미있는 대목이다.
동맥경화증도 심각한 것으로 진단됐는데 비자금·정치자금 등 각종 검은 자금(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아 혈액(기업자금)이 제대로 돌 수 없을만큼 혈관이 막혀있다. 게다가 철분(중소기업자금) 부족으로 심한 빈혈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심각한 뇌빈혈증세는 공무원들이 무사안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의미.
또 소변에 단백질이 많이 나오는 신장병증세도 나타났는데 호화사치로 나랏돈이 엉뚱한데로 흘러 나가고 있다는 뜻.
간염검사 결과 항체음성으로 나타나 간염균(금융 등의 개방)이 들어올 경우 발병이 쉬운 것으로 지적됐다.
신체검사 결과 기형정도가 아주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입(소비성향)은 크고 목(권력기관)과 배(부유층 호화사치)에 지방이 너무 많다는 얘기다. 그리고 주먹(군과 관료)이 너무 커 양팔(경제)을 움직이는데 지방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눈(미래를 보는 안목)은 심한 근시와 난시가 겹쳐있고 귀(여로반영능력)는 난청상태에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동맥경화를 치유하기 위해 채식(깨끗한 정치)을 권하고 육식(청와대 정치자금)을 금했더니 항상 뷔페음식(불로소득)으로 가득 찼던 위장(기득권층 지칭)이 공복감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병 전문의들은 비계를 줄이는데 그정도 고통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충고.
전반적으로는 운동요법(경기활성화 대책),식이요법(중기지원강화),그리고 항생제 치료(부정·무사안일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처방됐다. 특히 결핵치료는 균이 전멸할때까지 하지 않으면 언젠가 다시 나타나므로 몸이 조금 상하더라도 독한 약으로 장기치료해야 한다는게 한국병과 의국 스태프회의의 결론이다.<채인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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