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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입학 의뢰자”/“합격여부 문의자”/폭로명단 “아리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작성자 횡설수설… 경찰 확인못해
경원학원 입시부정을 폭로한 경원전문대 김영기교수(38·공업경영과)가 증거물로 공개한 수험생 49명의 명단은 과연 부정입학 의뢰자인가,아니면 합격여부 확인의뢰자인가.
경찰의 수사결과 91학년도 경원전문대의 부정입학이 확인되면서 이번 사건의 도화선이 된 문제의 명단이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지도층인사 다수가 포함된 이 명단은 그러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혐의사실이 확인되지 않은데다 이를 공개했던 김 교수마저 부정입학의뢰자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나서 과연 정체가 무엇인지 의문이 증폭되는 상태다.
명단을 공개한후 잠적한 김 교수는 11,12일 자택과 부총장실로 전화를 걸어 『언론에 보도된 명단은 내가 작성한 것이지만 단순히 합격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부탁한 인사와 응시생들이었다』고 부정입학 의뢰자라는 보도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김 교수는 최근 한 언론사에 『88년도 입시에서 당시 김동석총장이 응시생 49명의 합격을 지시해 이중 성적이 크게 떨어지는 18명을 제외한 31명을 부정입학시켰다』며 『의뢰자 대부분이 정치인·군장성·고위공무원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라 양심선언 차원에서 폭로한다』고 명단을 공개했었다.
이에 대해 명단에 포함된 인사들 대부분이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나섰고 이들 응시생의 상당수가 상위권 합격자로 확인됐다.
그러나 전용식전산실장(42)은 경찰에서 『88년에 입시부정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부정입학자명단의 진위시비는 계속되고 있다.
열쇠를 쥐고 있는 김 교수는 K대 경영학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86년 경원전문대 전임강사로 채용된 후 90년 당시 김 총장이 사망할때까지 개인비서를 지내다가 91년 전문대 조교수로 복귀한 인물.
학내에서는 김 교수가 전재단은 물론 현재단으로부터도 신임을 받아온 인물인데도 5년이상 된 메모쪽지를 계획적으로 공개하며 입시부정을 폭로한 배경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 교수는 가족들에게 한 전화에서 『상황을 봐 며칠내에 경찰에 출두하겠다』고 말해 그때에나 명단의 정체가 확인될 전망이다.<이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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