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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타자에 사령탑 특명 내야 흔들어라|8개 구단 감독 기선포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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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뉴욕 양키스의 명감독이던 고빌리 마틴감독은『1번 타자는 공격의 첨병이다. 따라서 1번타자는 빨 빠르고 선구안이 좋아야 되며 누상에 나가서도 상대 내야진과 투수의 신경을 거슬리게 만드는 선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메이저리그에서 1번 타자의 이상적인 모델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외야수인 리키 헨더슨.
도루왕인 헨더슨은 뛰어난 선구안과 빠른 발을 이용, 깊숙한 내야타구를 안타로 만들며 1루에 나가면 단독 도루를 감행하는 등 투수의 심기를 뒤흔들어 놓아 실투를 유도한다.
일발장타나 가뭄에 콩나 듯 터지는 홈련보다는 토틀 공격을 시도하는 현대야구에서 l번 타자는 팀에서 가장 날카로운 타력의 소유자다.
현재 확실하게 1번 타자를 확정한 팀은 해태·롯데·삼성·OB·쌍방울 등 5개팀.
해태는 찬스메이커인 이순철(이순철)을 붙박이로 선두타자에 고정시키고 경우에 따라선 2번 타자인 신인 이종범(이종범)과 맞바꿀 수도 있어 여유가 있다. 이순철은 지난해 출루율이 38.9%나 돼 득점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으며 도루왕까지 차지, 타의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이순철과 이종범은 둘 다 1백m 11초에 주파하는 기동력을 갖추고있다.
롯데의 전준오(전준호)도 3할의 타율과 함께 37.6%의 선두타자 출루율을 보였다.
그러나 전은 체력이 약해 페넌트레이스 후반까지 페이스를 지키지 못하는게 약점.
OB의 윤동균감독은 후반기 선두타자 출루율 38.8%로 줄곧 1번 타자를 맡아온 김광림(김광림)을 고정시키기로 했으나 타격이 난조에 빠질 경우 김상호(김상호)로 대체시킬 계획이다.
삼성은 유중일(유중일)로 하여금 공격의 돌파구를 뚫게 할 작정이나 선구안과 후반기 선두타자 출루율이 54.4%인 동봉철(동봉철)도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쌍방울은 야구센스가 뛰어난 박노준(박노준)을 고정 톱타자로 내세우고 있다.
한편 2년 연속 타격상을 수상한 빙그레의 이정훈(이정훈)은 43.5%의 출루율을 보여 최고의 1번 타자감이나 김영덕(김영덕) 감독이 득점보다 타점에 비중을 둬 클린업트리오인 3번 타자에 포진시켰다.
또 LG도 빙그레와 비슷한 양상인데 지난해 후반기 선두타자 출루율이 40%나 되는 송구홍(송구홍)이 3번에 포진될 경우 대안으로 박준태(박준태)를 고려하고 있다.
태평양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희성(이희성)을 내세울 작정이나 왼손잡이 여태구(여태구)와 맞바꿀 가능성도 높다. <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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