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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부유층 “부동산은 싫다”/자유업·퇴직자 등 자수성가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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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땅투기보다 재테크로 부축적
세계 최대 부국 미국에서 1백만달러 이상 재산을 갖고 있는 부유층은 전체 가구수의 4%미만이며 이중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가구수는 0.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금융조사기관 PSI는 현재 미국 전체 가구중 전체 재산이 우리 돈으로 8억원에 해당하는 1백만달러 이상인 가구는 모두 3백68만3천가구(3.9%)이며 이중 부동산·골동품 또는 기타 고가의 개인소장품을 제외한 투자가능 동산을 소유한 가구수는 3백23만4천가구(3.4%)로 집계했다.
이는 상당액의 부동산을 소유한 가구가 44만9천가구로 전체의 0.5%에 그치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숫자는 지난 89년 전재산 1백만달러 이상 가구가 2백81만8천가구로 당시 전체가구의 3.1%,부동산 제외 1백만달러 이상 동산 소유가구가 0.9% 83만4천가구였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부의 축적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동산 부자의 경우 증가추세가 4년동안 무려 4배 가까이 달한 것은 불경기로 신음하는 미국 경제하에서는 이색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PSI는 이같은 동산부자의 급격한 증가는 상속이나 대기업 경영으로 부를 이룩한 사람들보다 소개업 또는 자유업에 성공한 인구가 늘거나 고소득 은퇴인구의 증가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PSI는 이들 자수성가 부자들을 신세대 부유층이라 부르고 있다.
이들 신흥 부유층은 운영하던 회사를 매각해 6백만달러의 투자할 돈을 축적해 놓은 사람,직업전선에서 은퇴해 생긴 1백만∼2백만달러의 퇴직금·연금을 마련한 부부,고수익의 잠재력을 가진 월 스트리트의 젊은 변호사와 은행가들이다.
이들 신세대부자는 80년대 들어 전문 경영기법,주식투자,점진적 세금감소로 부를 축적한 사람들로 그 수는 점점 증가추세에 있다.
이들 미국 신세대 부자들은 튼튼한 투자회사 등을 통해 가진 돈을 투자,정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늘리고 있다.
이러한 신세대 부자들의 대두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투자신탁회사 유 에스 트러스트사 같은 투자신탁회사들은 『엄청난 부자는 아니지만 젊은 신흥부자 고객을 잡아라』는 새로운 전략을 세우는 등 고객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투자신탁회사들은 이 전략에 따라 3백만∼5백만달러에 달하는 최소계좌액수를 25만달러로 대폭 하향조정하고 신흥고객을 위한 인센티브나 각종 칵테일파티를 마련하는 등 분주하다.
이들 회사들은 『투자 시장이 옛 부자들의 돈에 의한 시장에서 신부자들의 돈에 의한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정선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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