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차관급 재산내역 뜯어보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뚜껑여니 “역시…” 부동산 알부자 많았다./교육감7명은 연고지 “토호”/금융자산도 적지않아 눈길/부인재산만 40억대 넘기도/재산가들 “처가덕” 애써 강조/경제관료­검사 단연 “부과시”/1가구2주택 이상 상당수
○…이번 차관급 재산공개에서도 부동산 과다보유·무연고지 소유자들이 대거 출현해 땅이 대표적 축재수단임을 여실히 입증했다.
부동산을 액수로 따질때 땅부자였던 고 서민호 전민의원 부의장의 사위로 많은 재산을 물려받은 정성진대검중수부장이 55억3천만원어치를 소유해 1위를,역시 상속재산이 많은 강신태철도청장이 38억7천만원어치로 2위를 차지.
특히 정 부장은 자신이 부동산투기사범을 적발하는 총책임자임을 의식한듯 소유부동산 대부분이 장모로부터 상속받은 것임을 장모 사망관련 기사 사본을 첨부하면서까지 강조. 그는 노후에는 이 부동산을 공익성을 살리는 쪽에 사용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하는 등 투기 의혹에서 벗어나려 결사적으로 노력.
○상당수 투기의혹
정 부장외의 검사장들도 많은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최신석대검강력부장의 경우 서울 성수동,경기 수원·성남·안산·용인·평택·경남 고성 등지에 총재산 37억4천만원의 약 93%인 35억원어치를 소유.
이밖에 김도언대검차장(서울 방배동에 금싸라기 땅과 근린시설 소유,약 29억원어치),변재일 부산고검장(서울 서초·도곡동,용인 등에 15억원어치 소유),신상두 춘천지검장(안성,강원 평창일대에 10억원어치 소유),박인수사법연수원장(용인·부천·가평에 임야·대지 소유) 등이 땅부자로 밝혀졌다.
신건법무차관도 70,80년대에 부부가 서울 서초·역삼·문정동과 부산·용인 등에 많은 땅을 매입,현재 약 23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관료로는 강 철도청장외에 우명규 서울시 부시장(서울 방배동빌라,청진동 점포,평창동 대지,경북 의성의 전답 등 총재산 19억원중 약 18억원이 부동산),정성철정무제1장관보좌관(본인·모친 약 14억원어치 소유),김영태경제기획원차관(서울 강남에 빌라·오피스텔·상가 등과 경기 광주에 임야·논·밭 등을 소유) 등이 부동산 재산가로 꼽혔다. 경남출신인 조규일농림수산부차관도 경기 안성에 대지·논·밭 등을 사놓고 있다. 역시 경남출신 김기수법무국장은 용인에 임야·대지를 갖고 있으며 김훈기노동부차관의 경우 부인이 경기 평택과 전북 김제 등에 땅을 사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감들도 만만찮게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안동 김씨 정헌공파 19대장손이라고 밝힌 김주현 경북교육감(안동에 약 55만평의 논·밭·임야·대지 등을 소유),강정은제주교육감(제주에 공시지가로 8억5천만원짜리 과수원),안준 광주교육감(광주·보성지주),이양우 전남교육감(광주에 많은 임야·논·밭·대지),백승택 충남교육감(예산에 큰 땅),신홍균 충북교육감(괴산의 대지주),한환 경기교육감(화천의 대지주이면서 안산·광주·가평에도 많은 땅 소유) 등은 전부 연고지의 「토호」들로 밝혀졌다.
한편 무연고지에 많은 땅을 소유,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김덕영 충북지사는 주로 충북도에서 근무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송탄·강원 평창·충남 당진 등에 많은 임야·대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도 함께 밝혀
○…차관급의 공개재산 중에는 주식·예금·채권 등 금융자산이 비교적 많아 여당의원들의 축재행태와는 대조를 이루었다. 신고한 금융자산이 총재산중 절반이상이나 되는 사람도 있고 맡긴 금융기관도 은행·증권사·투신사·보험사·신용금고 등으로 다양하다. 또 의원들이 대부분 주식 공개가액을 액면가로 표시해 축소신고의 경향이 짙었으나 그럴 경우에 따를 비난을 의식한 듯 시가도 함께 명시. 최영광 청주지검장은 본인 통장 5개를 비롯해 부인(4),장남·장녀(9) 등 모두 18개의 통장을 공개했는데 이 예금의 합계는 8천3백만원으로 총공개 재산 7억6천여만원중 반포동 자택의 6억6백만원과 회원권을 제하면 거의 전부가 예금인 셈. 우명수 부산교육감은 노후신탁형투신 1억원,교원공제 5천만원,신용금고 1천2백만원 등 예금만 1억6천여만원이며 이는 총신고액 3억5백만원의 절반이 넘는 액수. 특히 교육감중에는 보유재산의 대부분을 정년에 따른 노년생활을 위해 저축하기도 했는데 안준 광주교육감은 주암댐 수몰지구 보상금을 활용,3억6천5백만원짜리 노후연금신탁에 가입하는 등 자신과 부인명의로 모두 4억3천5백여만원을 예금했다. 김현철 광주고검장은 극동전선 3천주 등 총1만1천5백45주의 주식과 공사채·콘도회원권 2개를 신고하면서 액면가와 시가를 같이 표시했다. 이천수 교육부차관,이충길 보훈처차장,김훈기 노동부차관도 보유주식의 액면가와 시가를 나란히 밝혔다.
15명의 시장과 지사는 총 10억3천4백34만원을 예금해 이들 1인당 평균예금액은 6천8백여만원. 그러나 예금액중 본인 명의의 예금액은 총 2억6천7백여만원인데 비해 처자식 명의는 7억6천7백만원으로 3배를 상회,대부분의 시장과 지사들은 의원들의 처자식 명의 부동산 소유와 마찬가지로 금융자산의 분산소유를 선호했다. 15명중 이의근 경북지사가 2억1천9백만원으로 예금액 최고를 기록했으며,정문화 부산시장은 2천7백만원의 은행빚만 지고 있고 최기선 인천시장은 예금액이 전혀 없다.
○입찰전문가다워
○…이번 차관급 인사들은 민자당 의원들의 재산공개후 재산취득 경위와 자금출처 등에 의혹이 제기됐음을 의식한듯 별지까지 첨부하는 등 이를 해명하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
재산규모를 19억4천여만원으로 신고한 우명규 서울시부시장은 재산취득 경위를 8개항목으로 나누어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4쪽 분량의 해명자료를 별도로 첨부. 그는 이 자료에서 30년전인 63년 경북 칠곡군청 근무당시 대구 내당동에 35평짜리 단독주택을 구입한 이후의 재산증식 과정을 소상히 설명.
이수휴 국방차관은 광명시 철산동 임야 4백61평방m에 대한 한국감정원의 감정평가서까지 첨부하고 감정가격(2억7천8백만원)이 개별공시지가(7억2천만원)의 3분의 1 수준인데 대해서도 땅이 경사져 있다는 등 이유를 설명한뒤 『실제 재산가치 평가에 감정가격도 참작해 달라』고 부연.
신건 법무차관과 이원성 제주지검장도 부동산 취득시기와 구입액수·자금출처 등을 별도로 기술. 전북출신인 신 차관은 연고지가 아닌 부산 중동에 대지 1백80평(지분은 50평)을 소유하고 있는 것과 관련,부산지검 검사로 재직중이던 70년12월 친구와 함께 평당 1만원씩에 매입했다고 설명. 그는 또 공시지가로 14억여원에 이르는 서초동 대지(3백13평방m)에 대해서도 78년 부친의 정년퇴직금과 고향재산을 처분해 2천1백만원에 택지로 구입했다고 자금출처까지 공개.
최인기 내무차관은 86년 3월 서울 포이동 219의 12 체비지(대지) 2백84평방m를 7천9백64만원(현 공시지가 5억1천만원)에 공개경쟁입찰 매입한데 이어 89년 1월 개포동 현대2차 아파트(59평형)를 8천만원(현기준시가 4억4천여만원)에 입찰 매입한 것으로 밝혀져 입찰 전문가(?)임을 과시.
김효은경찰청장은 부동산중 신고 누락된 부분을 자료를 통해 자진 해명해 이채. 그는 서울 진관외동 산189의 3 임야를 84년 실소유자인 형 김성은 전국방장관 명의로 이전했으나 산 정상 그린벨트부분 토지 일부가 누락되는 바람에 자신 명의로 남아있지만 국토이용관리법상 명의변경이 불가능해 92년 8월 형 소유임을 공증해 두었다고 설명.
○…부인의 재산이 많아 눈길을 끄는 경우는 재산공개액 1위인 정성진대검중수부장. 정 부장의 부인은 서울 가양동의 21억원상당 대지 등 44억원의 재산으로 남편보다 2.5배의 재력을 과시. 정 부장은 별첨에서 『포목상으로 재력을 쌓은 장모가 외동딸인 아내에게 유산을 남겼기 때문』이라고 경위설명.
부인재산이 10억원대를 넘은 경우는 염태섭해운항만청장과 이의익대구시장. 염 청장의 부인은 약사로 77년 전남 순천에 밭과 대지를 사두었는데 현재는 공시지가로 각각 12억6천9백만원(밭),3억1천3백만원(대지)을 호가,부인재산만 15억8천8백만원으로 재산총액 22억원의 과반.
○예금·주식 각각 3억
이 시장의 부인은 서울 대현동에 11억5천만원짜리 건물을 소유하는 등 모두 11억8천4백만원의 재력.
이동훈상공자원부차관·우명규서울부시장·정문화부산시장·전세봉조달청장·이판석농촌진흥청장 등도 억대재산가 부인을 둔 경우. 우 부시장의 부인은 서울 평창동 대지 등 6억6천만원 상당의 재산을,정 시장의 부인은 57평형 아파트 등 4억1천만원의 재산을,이 차관의 부인은 서울 염곡동 밭 등 4억7천만원의 재산을 각각 보유한 부동산 부자들.
반면 전 청장의 부인은 예금으로 3억6천만원의 재력을,이 청장의 부인은 주식(시가)으로 3억원을 보유한 동산부자.
많지않은 재산이지만 눈길을 끄는 재산가부인은 장응수대검총무부장의 부인. 임야 3천만원,예금은 6천만원에 불과하지만 임야가 강원도 정선·전남 여천·경북 영일 등 각지에 분산돼 있어 주목.
○…부동산중에는 1가구2주택이상인 경우가 많은 것도 특징중 하나.
백원구재무차관은 서울 망원1동에 대지 70평·건평 48평짜리 주택을 갖고 있는 것 외에 목동의 55평형 아파트를 소유.
조규일농림수산차관도 서울 서초동의 42평형 및 안양시 관양동의 37평형 등 아파트 두채를 보유하고 있고 서울 반포동에 모친명의의 24평형 아파트가 있는 것으로 신고.
전국 14개 시·도지사중 총16억1천여만원으로 신고액 1위를 기록한 정문화부산시장은 서울 논현동에 78평형 아파트(시가 12억2천만원)를 본인 명의로,개포동에 57평형 아파트(시가 4억2천만원)를 부인 명의로 각각 소유.
박경원대전교육감 역시 장남이 서울 신반포(23평)와 대전 삼천동(48평) 등에 아파트 두채를 갖고 있고 차남·3남 등도 각각 서울과 대전에 26평 및 31평짜리 아파트 한 채씩을 보유.
○부인이 3배 많아
○…차관급 공직자들의 재산공개 결과 경제부처 및 검찰 출신이 정무·내무 및 교육직공무원출신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재를 다루거나 권력을 휘두르는 쪽의 재산형성이 타지역보다 높다는 것은 지난 30여년간의 개발독재와 무관하지 않으리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물론 재산을 많이 가진 검찰간부들은 친가와 특히 처가재산을 물려 받은 것으로 애써 설명하려 하고있으나 세인이 그점을 곧이곧대로 믿어줄지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이떤 검사장은 과도한 재산형성을 설명키 위해 76년부터 91년까지 처가로부터 매달 생활비를 보조받았다고 했는데 이 경우 증여세는 물었는지가 불분명하다(처가의 생활비보조비 등 총2억원 이상).
부인의 재산이 본인보다 3배이상 많은 공직자들도 몇명이 있을 정도로 공직자들 대다수가 부인명의의 재산을 많이 가진 것도 눈여겨볼 대목.
그런가하면 김효은경찰청장의 경우는 부인이 10여차례 집을 사고팔며 재산을 늘렸음에도 부인명의로는 예금 한푼도 없을 정도여서 대조적. 부인의 재산이 한푼도 없는 공직자도 10여명이나 된다.
미국에서 변호사 등으로 활약하면서 30여년간 살다 88년부터 귀국해 정착한 김정원안기부제2차장은 미국내 재산이 있을 법도 한데 하나도 등록하지 않아 눈길.
○…가난한 차관급 1위는 며느리의 1백만원상당 다이아반지까지 공개한 강신화 경남교육감으로 총액 1억1천8백만원.
적은쪽 2위는 김도현평통사무차장으로 자신의 장서구입가 1천만원까지 쳐서 2억1천2백만원을 등록. 3,4위는 김영삼대통령 비서출신 최기선인천시장(13대의원·부천)과 이원종공보처차관(서울 강서갑 민자당위원장). 이 차관은 31평짜리 아파트와 예금외에 다른 재산이 전무.
5위인 박해준중앙공무원교육원장은 본인재산만 2억4천8백만원으로 신고하고 부인과 직계존비속재산이 없어 이색.
○…동산신고중 눈길을 끄는 것은 보석과 서화.
1백25명중 보석·서화신고는 10여건에 불과했는데 보석중 최고가는 김유후서울고검장의 부인이 신고한 1.3캐럿 다이아반지,비취반지 1개와 함께 시가 2천만원으로 신고.
두번째는 김도언대검차장의 부인이 공개한 1캐럿 다이아반지(1천만원). 이밖에 이천수교육부차관은 시계·금반지·목걸이 등을 통들어 1천만원으로 신고했고,재산이 가장 적은 것으로 드러난 강신화경남교육감은 며느리의 0.5캐럿 다이아반지(1백만원)까지 성실 신고.
○보석·서화신고미미
서화로는 김유후서울고검장의 부친 김형근 전내무장관이 소장한 심사정(화조화 1점·소품) 도상봉(정물·10호) 이상범(산수·반절지)작품을 합해 5천만원,임승래 전북교육감이 원당과 민영환10폭 병풍 2개를 5천만원에 각각 신고. 김형철환경처차관·최수병보사부차관은 남농 허건의 작품을 각각 6백만·8백만원에 신고.
동산중 이색신고는 김진세법무연수원연구위원이 부인명의로 공개한 「콤프레서」. 김 위원은 별지 「참고사항」에서 『동생이 매입할 당시 반값을 빌려 줘 권리는 절반』이라며 동생의 전화번호까지 명시.
동산 성실신고로 꼽히기는 단연 소설가인 이건영건설부차관. 이 차관은 수원의 점포임대에서 나오는 임대료 연4백92만원과 저서·원고료 연1천5백만원을 수입으로 신고했으며,국토개발연구원에서 받을 예정인 퇴직금 6천만원까지 「채권」으로 등록.
○검사들이 최다보유
○…차관급재산내용중에서도 회원권,특히 골프회원권이 적지않게 차지해 눈길. 골프회원권 최다보유자는 전재기법무연수원장과 변재일부산고검장 등 검사들로 3개씩 소유. 전 원장은 전재산이 8억3천만원으로 전체평균 11억4천만원에 미달하면서도 골프회원권만은 관악·수원·여주컨트리 등 3건을 합해 6천6백50만원.
검찰사회에서 선수급으로 통하는 변 고검장은 관악·나라·남서울컨트리 등 3건으로 총액 1억1천3백50만원인데 남서울컨트리회원권은 『일본에 살고있는 조카사위가 이름을 빌려달라고 했다』고 해명. 변 고검장은 이밖에 삼풍헬스(시가 1천4백50만원)·용평콘도(2천9백50만원)·무주콘도(2천50만원)까지 보유해 회원권만 모두 6건.
이밖에 최수병보사부차관이 관악·광주컨트리,오동희대구교육감이 팔공·경주조선컨트리 등 골프회원권 2개씩을 각각 보유.
○감사위원 10억미만
○…사정의 중추기관인 감사원도 차관급인 감사위원 6명과 사무총장의 재산을 공개.
감사위원들의 신고재산은 대부분 10억원미만이었는데 유길선위원은 본인명의 13억4천만원,부인명의 7억2천만원 등 모두 22억5천만원의 재산을 갖고 있어 눈에 띄었다.
유 위원은 군포시 임야,서울 광양동 대지,골프회원권 2개,부인은 친정에서 상속받은 산지 등을 소유.
검사출신인 유 위원은 대검형사부장·강력부장을 역임한 후 지난해 10월 감사위원이 됐다.
김종철위원은 부인명의로 서울 염곡동에 땅(공시지가 1억4천4백만원)을 가지고 있고 김문환위원은 예금·보험이 1억6천만원을 상회.
최세관위원은 2억8천6백만원으로 공개인사중 최소.<신성호·김진·오병상·박영수·이상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