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 수신기·시설 비용부담 커 반대 학계 “도입 늦추면 기술경쟁 뒤쳐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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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인공위성을 이용한 TV등 방송전송방식에 선애널로그-후디지틀 채용에 대한 주장과 처음부터 디지틀 채용을 주장하는 의견이 강하게 맞서고 있다.
이 같은 대립은 체신부의「위성방송전송방식 자문위원회」가 최근 주최한 공개토론회에 참가한 관계기관·학자·업체등의 전문가들 사이에서 표면화됐다. 우리나라는 불과 2년 뒤인 95년4월 방송통신위성무궁화호의 발사를 앞두고 있어 이에 대한 신중하고도 조속한 선택이 요구되고 있다.
이날 김우룡한국방송학회장(한국외국어대 교수)은「방송채널의 운용방안」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새 기술·뉴미디어 채용이 실정을 무시하고 무조건 전문기술을 주도해서는 안묄것』이라고 말했다.
김회장은 현재 수신기 가격이 비싼 음성및 문자다중방송의 보급부진을 예로 들고『우선 도입비용이 적게 드는 애널로그방식을 채택한뒤 디지틀 방식으로의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강린구 G-7(정부핵심선도 기술개발사업)기획단장(금성사 연구개발담당 부사장)도『디지틀 방식은 수신기 가격이 고가로 보급부진이 예상된다. 위성방송은 HD(고선명)TV보급까지의 과도기용이므로 이 기간중에는 애널로그로 하고대신 디지틀 HDTV개발에 총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통신개발연구원의 서보현박사(전파·방송정책연구실)는「위성방송과 전송방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세계의 통신기술방향과 시장지배가 디지틀 추세』라고 강조하고『관련기술 분야의 후진국이 되지않기 위해선 시급히 도입·채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희대 진용옥교수(전자공학)도 「방송통신의 환경변화와 기술적 대응」을 주제로『새 시대 새 방송은 디지틀의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교수에 따르면 방송사들이 규정지대·정가출력 위주 경쟁에 치우쳐 위성디지틀에 의한 저지대·저출력전환시 생기는 6천억∼3조원의 추가경비부담 때문에 디지틀 방식을 반대하고있다는 것.
진교수는 또『위성방송의 수신기 가격 문제는 공동 안테나에 의한 공동수신등으로 해결 가능해 비용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전자통신연구소의 정선종위성통신 기술연구 단장은『이번 전송방식 토론과 관계없이 이미 선진국형 디지틀 방식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애널로그 방식이란 화상 또는 음성정보를 전류의 주파수변조와 세기로 송출해 다시 화상이나 음성으로 재현하는 방식이다.
반면 디지틀은 전류의 주파수·세기 대신 0과 1의 부호로 바꿔 송출했다가 다시 화상·음성으로 재현하는 시스팀으로 전송중 왜곡과 손실이 적어 화질이 뛰어나고 잡음과 혼신이 적어진다.
또 채널수용량에서 중계기 1기에 애널로그가 1개 채널에 불과한데 비해 디지틀은 4-10개 채널을 수용, 선진국에서는 이 시스팀 채용 추세로 전환되고 있다. 반면 96년기준 수신기 가격에서 애널로그 시스팀이 20만∼30만원 정도로 추정되고있으나 디지틀의 경우60만∼70만원정도로 비싼 것이 단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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