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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법적의무화 화랑 전문화 일조 「규레이터」직 각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미술관의 학예연구직인 큐레이터가 20대 젊은이들에게 인기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MBC-TV미니시리즈 『걸어서 하늘까지 』, KBS 제2TV주말연속극『사랑을 위하여』등에서 큐레이터가 등장하는가하면 최근 교육방송에서 큐레이터직을 소개하는 기획프로그램을 내보내는 등 방송매체까지도 전문직인 큐레이터에 대한 사회적 열기를 반영하고 있다.
토탈미술관 큐레이터 정준모씨는『요즘들어 하루평균 많게는 10여통에서 적게는 4∼5통에 이르기까지 큐레이터에대한 전화문의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미술관련 학도들의 큐레이터에 대한 높은 관심은 91년 11월 박물관 및 미술관진흥법이 제정되면서 등록요건으로 1인이상의 전문직원을 두도록 규정한데다 근래들어 각 사설화랑들도전문성을 높이기 위한수단의 일환으로 앞다퉈 미술관련 전공자들을 전시 기획자로 채용하고 있기 때문.
문화체육부에 따르면 작년6월 박물관및 미술관진흥법시행령과 시행규칙 시행이후 호암미술관을 비롯, 송암·선재·광주시립·워커힐·월전·서울·한국·모란·해강도자·신천지·남진등 12곳이 미술관등록을 마쳤다.
또『월간미술』이 지난1월 서울시내 54개 화당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업화랑들이 이른바 큐레이터로 내세우고 있는 전시 기획자로는 30개 화당에서 42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큐레이터로 활동하고있는 이들은 동양화·서양화·조각·도예등을 전공했거나 미학·미술사등을 전공한 이들이 대부분.
최근에는 국내 유일의 큐레이터 전공학과로 일컬어지는 홍익대미대 예술학과 출신들도 현장을 파고들기 시작, 지금까지 배출된 3회 졸업생 가운데 10명가량이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큐레이터의 급여는 소속된 곳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줄잡아 초봉이 연1천만원에서 1천2백만원 수준이다.
환기 미술관·토탈미술관·금호미술관등 현재 관계부처에 등록을 서두르고 있는 사설미술관들도 줄을 잇고 있는데다 호암미 술관은 근대미술관 증축을 앞두고있어 큐레이터 수요는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큐레이터에 대한 인기를 등에 업고 용어가 남발되고 있어 큐레이터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게 전문 큐레이터들의 불만.
국팁현대미술관 초대 전문위원으로 현대미술관련 큐레이터 1호인 오광수씨(환기미술관장)는『큐레이터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조사연구와 전시회 기획을 하는 이』로 규정짓고 『따라서 현재의 상업화랑 전시기획자들은 외국의 경우처럼 스태프라고 부르는것이 옳으며 그래야 용어의 혼란도 막을 수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설미술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현대미술큐레이터들을 중심으로 큐레이터협회 설립도 검토되고 있어 미술계에서 큐레이터들의 비중은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 홍은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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