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새해를 연다] '고속철 시대' 준비 신윤성 동대구역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2004년 새해가 밝았다. 대구.경북지역도 새로운 희망에 부풀어있다. 고속철 운행의 지역사령관을 맡은 동대구역장의 설레임과, 재기를 꿈꾸는 향토기업인의 각오 등 새해를 희망으로 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동대구역의 시설과 서비스를 공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습니다."

오는 4월 운행을 시작하는 고속철로 눈코 뜰새없이 바쁜 동대구역 신윤성(愼允晟.53)역장은 지난 29일 역장실에서 진회색 제복 차림으로 기자를 맞았다. 고속철 시대에 새로 선보이는 제복이다. 고속철 운행의 지역사령관을 맡은 愼역장은 고속철의 소요시간과 서비스 등을 자주 항공기에 견주었다.

이날 오후 1시 시험 운행중인 고속철(KTX)이 천천히 동대구역으로 들어왔다. 미끈한 유선형이다. 고속철은 요즘 상업시운전 차 동대구역을 들른다. 고속철의 안전을 묻자 愼역장은 "1백%"라고 잘라 말했다. 만의 하나 탈선해도 전복되지 않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는 것. 동대구역의 고속철 운행 준비는 현재 95% 선.

고속철 덕분에 동대구역의 청사 규모는 2배로 확장됐다. 철골과 대형 유리만으로 만들어져 내부가 밝아진 현대식의 첨단 신(新)역사엔 공항에서나 볼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설치됐고 고속터미널로 이어지는 육교 통로가 새로 만들어졌다. 새로 들어간 공사비만 3백억원. 신역사 대합실 2층은 곧 고급 식당가로 조성된다는 설명이다.

좁아서 붐비는 동대구역 광장도 2월부터 공항처럼 정비된다는 것. 승용차와 버스가 역사 입구로 진입하는 구조다.

그는 "고속철 운행에 맞춰 대구도 관광산업 전략을 새로 짜야 할 것"이라며 "이번 고속철 1단계 개통은 사실상 대구까지 고속(최고 시속 3백㎞)으로 운행되고 부산 등 아래 지역은 새마을 속도로 운행돼 대구로선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동대구역은 우선 갓바위.경주 등지로 셔틀버스 운행을 구상중이다. 관광 등 고속철 시대에 맞는 산업을 잘 정착시키기만 하면 대구지역 경기도 고속철을 타고 살아날 수 있다는 게 일본이 주는 교훈이라는 것.

"초고속 시대는 갖가지 혁명을 예고합니다. 고속철이 지역을 살릴 지 또는 수도권 예속을 가속화할 지는 시민들 하기에 달렸지요. 어쨌든 당분간은 고속철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愼역장이 꼭 써 달라는 당부 하나. 고속철은 전기기관차로, 철로 위엔 2만5천볼트의 고압이 항상 흐르고 있다는 것. 낚시대나 풍선 같은 것이 전원에 닿으면 '큰일'난다며 주의를 요청했다.

송의호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 서울까지 1시간 39분

서울역에서 동대구역까지 고속철의 운행시간은 1시간 39분. 서울에서 칠곡군 지천까지는 새로 설치된 고속철 전용선로로 시속 3백㎞로 운행되며, 지천에서 동대구역 구간(13㎞)은 기존선로로 운행돼 새마을호 속도(시속 140㎞)로 떨어진다. 이같은 운행시간은 새마을호(3시간10분)와 비교하면 절반으로 단축되고, 시내 진입과 대기시간을 계산하면 비행기보다도 빠르다는 계산이다. 또 고속철이 전용선로를 운행할 때는 기존 철로와 달리 이음매가 없어 덜커덩거림없이 안락감이 훨씬 뛰어나기도 하다. 요금은 일반실의 경우 3만6천5백원(잠정)으로 예정돼 항공료의 70% 수준.

철도청은 오는 3월 한달동안 시민들에게 시승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4월 1일로 예정된 개통일엔 생방송과 함께 동대구역에서도 성대한 행사가 마련된다. 하루 1백24회(예정) 왕복하는 고속철(경부선)은 60일 전부터 예약할 수 있고 매진 이후도 항공처럼 해약에 대비한 예약대기제를 실시한다. 요금할인제도도 구입 시기별로 차등화한다는 구상이다. 대신 새마을.무궁화 등 기존 열차는 32회(서울-부산) 왕복 운행으로 크게 줄어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