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진흥 특검 "뱀 무서워 풀밭 못들어가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비리를 수사할 김진흥(金鎭興)특검팀이 5일 서울 반포동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열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金특검은 현판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법의 권한에 따라 수사인력을 총동원해 의혹을 철저히 밝히겠다"면서 "이미 법무부에 이광재.양길승.이원호씨 등 4~5명에 대해 출국금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盧대통령의 조사 여부에 대해서는 "기록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언급하기에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통령을 조사할 수 있는데 부담스럽지 않나.

"나 혼자 준비할 때는 걱정이 많았지만 수사팀이 꾸려지니 든든하다. 이제 남은 건 사명감밖에 없다."

-수사계획은.

"10일 기록 검토, 40일 수사, 10일 결과 정리로 1차 수사기간 60일을 쓸 예정이다. 1차 수사결과가 미흡하면 기간을 연장하겠다."

-특검법에 적힌 비리 의혹이 세 가지인데 사건 분담은.

"최도술씨 사건은 양승천 특검보, 이광재씨 사건은 이우승 특검보, 양길승씨 사건은 이준범 특검보가 각각 전담한다."

-수사진 구성은 어떻게 됐나.

"공무원 20명의 파견이 완료됐다. 48명까지 임명 가능한 특별수사관은 현재 7~8명만 확정됐다. 수사 진행 과정을 보며 인력을 충원하겠다."

-예상되는 난관은.

"사건이 워낙 방대한 데다 의혹 제기 후 시간이 많이 지나 증거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또 특검법에 최도술.이광재.양길승 등 세명의 측근과 관련된 의혹이 주요 수사 대상으로 적혀 있어 다른 관련자들이 법원에 이의신청을 제기하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겠나.

"이의 제기 때문에 조사가 소극적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뱀이 무섭다고 풀밭에 못 들어가겠나."

-검찰이 상당부분 수사를 마쳐 할 일이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다 보면 검찰 수사에도 빈 곳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특검의 임무다."

임장혁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ss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