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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업 - 문희상' 라인 가동됐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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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이상업 전 국정원 제2차장이 권력 실세의 인척이란 사실에 주목한다."

한나라당 이명박 경선 후보 측 장광근 대변인은 15일 이렇게 말했다. 이 전 차장이 노무현 정권에서 대통령 비서실장과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의 매제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의장은 노 대통령이 대선 후보자 시절 대선기획단장도 지내 대표적인 '노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 손꼽힌다.

이 때문에 이 후보 측은 이 전 차장이 '이명박 TF팀'에서 수집한 정보를 권력 핵심에 전달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상업-문희상' 라인이 물밑에서 가동됐으리라는 추측이다.

공교롭게도 문 전 의장이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국무총리로 있었던 이해찬 전 총리도 이와 무관치 않은 발언을 했다.

이 전 총리는 최근 "이 후보는 TV토론에서 나한테 걸리면 10분이면 끝난다"고 장담했다. 정치권에선 "이 전 총리가 진작부터 이 후보 관련 정보들을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물론 이 전 차장은 이런 의혹들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13일 한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후보 측 주장은 허무맹랑한 정치 공세"라며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국정원 조사에서 '이명박 TF팀'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바 없다"며 "(이 후보는) 관심 사항도 아니었다"고 답했다.

문 전 의장도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나와 이 전 차장을 (정치공작의) 배후로 지목하는 것은 모욕이다. 한 점이라도 부끄러운 일이 드러난다면 정치인생을 그만두겠다"고 공언했다.

국정원도 13일에 이어 또다시 해명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를 통해 국정원은 "이 후보 처남 김재정씨의 행정자치부 자료를 입수한 곳은 '부패척결 TF팀'으로 2004년 5월부터 활동했다"며 "이 팀은 다단계 판매 조직인 JU비리 관련 정보를 조사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 측이 '2005년 3월 이명박 TF팀이 구성됐다'는 주장을 부인한 것이다.

하지만 15일 국정원에서는 "이 전 차장이 재임 시절 청계천 복원공사 비리 여부에 관심을 보여 서울시에 출입하는 IO(정보요원)에게 조사를 시켰다"는 또 다른 주장이 흘러나왔다. 이 전 차장과 국정원의 새로운 해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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