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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하이브리드 차량 주연료 LPG로 개발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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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형 친환경 하이브리드카는 가솔린이 아닌 액화석유가스(LPG)를 기반으로 육성된다. 당장 내년부터 경차에 LPG 사용이 허용되고, LPG 경차에 세제 혜택을 주는 등 각종 인센티브도 도입된다.

산업자원부는 13일 총리실에서 열린 에너지 이용 합리화 기본 계획 회의에 이런 내용을 담은 '고효율 자동차 개발 확대' 방안을 보고했다. 이는 가솔린의 반값인 LPG를 자동차 연료로 확대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산자부는 그동안 택시와 장애인에게만 허용한 LPG 연료용 엔진을 1L 이하급 경차에 탑재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각종 규정을 고치기로 했다. 또 LPG 기반 하이브리드 엔진은 중.대형 자동차 등 모든 차종에서 채택할 수 있게 했다. 김소림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상무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배터리와 모터 기술이 핵심이고, 연료는 가솔린이든 LPG든 다 쓸 수 있어 기술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LPG 기반 하이브리드 도입을 놓고 찬반이 엇갈렸다. LPG 기반 하이브리드 기술을 개발해 온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은 환영하는 입장이다. 국내 가솔린 기반 하이브리드 기술 수준은 세계 선두업체인 도요타의 70% 선으로 꽤 떨어진다. 조만간 도요타 하이브리드 차량이 국내에 진출하면 가솔린 기반으로는 경쟁이 어려운 처지다.

이에 비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LPG를 자동차 연료로 활용하는 우리나라가 LPG 기반 하이브리드 차를 보급하면 운행비용을 절감하면서 내수시장을 방어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수시장을 어느 정도 확보해야 하이브리드 기술 축적과 부품 국산화 등을 통해 전기차 개발 경쟁을 벌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GM대우처럼 엔진 개발을 해외 본사에서 주도하는 업체들은 마땅찮은 표정이다. 기존의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 대신에 LPG 엔진을 따로 개발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이다.

양선희 기자

◆하이브리드카=전기와 화석연료를 함께 사용하는 혼합연료형 차량. 시동을 걸 때와 저속으로 달릴 때는 전기 모터를 이용하고, 고속으로 주행할 때는 내연엔진을 사용해 배기가스가 적고 연비가 뛰어나다. 지난달 세계 누적판매 대수가 100만 대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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