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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스타 주가폭등|가요·코미디·쇼서 "선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프랑스 꼬마가수 조르디(5)의 랩송『아기노릇 하기 정말 힘들어』가 전세계적으로 히트하면서 국내에서도 꼬마들을 동원한 음반 제작 바람이 불고 있다.
이 같은 바람은 가요계뿐만 아니라 방송가에도 불어닥쳐 최근 TV프로에는 꼬마들의 출연이 부쩍 늘어나고 4세짜리가 진행하는 고정코너까지 생기는 등 대중문화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도 어린이들이 취입한 음반이 간혹 있었으나 대부분 어린이 들을 상대로 한 것이었는데 반해 최근 꼬마스타들을 동원, 제작한 것들은 거의 기획에서부터 성인을 타깃으로 삼은 것이 특징.
또 꼬마스타들의 방송출연도 주로 성인용 프로에 눈요깃거리로 등장하는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어린이들의 천진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적 여론까지 일고 있다.
가요=조르디의 음반이 국내에서만 2O만장이나 팔려 나가고 최근 내한한 그의 방송 출연으로 인기가 더욱 치솟자 음반사들은 앞다퉈 이와 유사한 랩송 음반을 기획중이다.
이 가운데 워너뮤직코리아사는 밤업소 무명가수의 아들인 이동민군(6)과 계약, 이미 음반 취입에 들어갔다.
이동민군이 취입하고 있는 음반은 생일을 맞은 어린이의 즐거움을 노래한 랩송 『해피 해피 해피 버스데이』를 타이틀곡으로 모두 8곡이 수록되며 이달 말 출반된다. 또 「토끼춤」 「엉거주춤」 에 이어 「복싱 춤」등 노래보다 독특한 춤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랩가수 현진은 5세 짜리 임정배군을 자신의 춤 파트너로 데리고 나와 짭잘한 재미를 보고 있다.
임정배군은 현진영이 출연한 MBCTV 『이야기쇼 만남」에 방청객으로 갔다 현진영의 춤을 똑같이 따라 춘 것이 인연이 돼 스카우트됐다고 한다.
방송=어린이들의 천진성을 가장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분야는 방송이다. 또 음반과 달리 선택성 없이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매체의 성격상부작용이 가장 우려되는 쪽도 방송이다.
방송프로 중에서도 가장자주 꼬마스타들을 출연시키는 프로들은 연예정보프로· 코미디 토크쇼인데 이 프로들은 대부분 저질스런 대화와 선정성 등으로 자주방송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프로들이어서 더욱 염려스럽게 하고 있다.
또 이 프로들의 꼬마스타 출연이 조르디의 내한기간 중에 부쩍 늘어나 외국 음반사의 음반 판촉활동에 국내 방송들이 조연역할을 하고 있는 느낌마저 주고 있다.
지난달 SBSTV 『주병진 쇼』 가 현진영과 춤 파트너 임정배군을 출연시켜 임군의 독특한 어른 표정 흉내내기로 재미를 본데 이어 4일 MBC·TV『도전 추리특급』 은 『억새바람』 에서 깜찍한 연기로 인기를 모은 아역 탤런트 이대원군 (8) 을 퀴즈를 풀 능력이 안 되는데도 가수 박정운과 짝을 지어 앉혀놓았다.
또 14일 방송되는 SBSTV 『꾸러기 대행진』에선 조르디와 아기 꾸러기로 고정출연하고 있는 병국이 (4) 가 노래 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눈요깃거리로 제공한다.
이 같은 방송프로의 꼬마스타 유치바람은 특히 조르디 같은 해외 아역스타들의 내한 때 극에 달해 시청자들은 똑같은 내용의 인터뷰를 신물나게 봐야하는 실정이다.
그 예로 조르디는 사날새에 『꾸러기 대행진』 『주병진 쇼」를 비롯, 10여개 TV·라디오 프로에 출연하게 되며 지난달 사일 내한한 『터미네이터 2』의 아역 주인공 에드워드 펄롱은 2박3일의 체류기간동안 무려 9개 프로에 출연했었다.
방송 관련 전문가들은『우리 나라 TV프로가 꼬마스타들을 볼거리로 내세우고 외국스타라면 사족을 못쓰는 것은 프로그램 자체가 뚜렷한 성격 없이 눈요깃거리 제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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