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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 40단 ‘무적 포돌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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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태권도 5단, 특공무술 9단, 합기도 9단, 우슈 7단, 검도 1단, 유도 1단 등 모두 합쳐 40단-.

강원경찰청이 올해 처음 작성한 ‘기네스북 2007’에 종합무술왕으로 오른 춘천경찰서 안필용 경위(57· 후평지구대·사진)의 무술 이력이다. 안 경위는 올해 승진과 함께 일선에 배치됐지만 그 이전까지 강원경찰청에서 무술사범을 맡아왔다.

안 경위가 체육관 문을 두드린 것은 아홉 살 때. 킥복싱에 매력을 느꼈지만 너무 어리다고 거절당하자 태권도부터 배웠다. 어느 정도 태권도 실력을 쌓은 그는 합기도와 우슈를 배우기 시작했다. 몸의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 요가도 꾸준히 했다. 태권도는 1975년 5단에 오른 후 더 이상 승단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친구들이 공부를 해서 성적을 올릴 때 나는 단수 올라가는 재미에 여러가지 무술 연습에 열중했다”고 학창 시절을 기억했다.

군에서 태권도를 지도하던 그는 제대한 뒤 춘천에서 체육관을 운영했다. 78년 무도 특기자로 경찰에 특채돼 파출소에 배치됐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79년에 퇴직했다. 그러나 취직이 여의치 않자 82년 1월 다시 경찰에 들어갔다.

안 경위는 “80년대 중반부터 92년까지 각종 시위 현장에서 무수히 많은 돌을 맞았지만 지휘관을 보호하는 임무을 맡아 아픈 척도 못하는 등 애환도 많았다”고 말했다. 안 경위는 요즘도 아침 저녁으로 하루 4시간 이상 개인 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무술의 정도(正道)는 걷지 못했지만 경찰관으로서 품위를 잃지 않고 평생 운동하며 지낼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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