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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후보 스스로 낙마 안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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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후보는 경선에서 질 때만 낙마한다."

강재섭(사진) 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후보가 범여권에 의해 낙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강 대표는 "한나라당 후보가 스스로 주저앉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자기들 후보는 낙마는커녕 말에 오르지도 못하고 있지 않으냐"고 범여권을 비판했다.

이명박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한나라당 일각에서 나오는 경선 무산론 또는 후보 하차론을 부인한 것이다.

대선 출마의 꿈을 접고 선량한 경선 관리자를 자임하며 당 대표에 오른 지 11일로 1년을 맞는다.

그는 친(親)박근혜 혹은 친이명박 비난도 받으면서 빅2 사이의 균형을 추구했다. 한때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강 대표는 이날 "난 월드컵 결승전의 심판"이라며 "휘슬을 너무 자주 불어도 너무 강하게 불어도 안 된다. 또 아예 안 불면 부상자가 속출할 것이다. 절묘하게 해야 시상식에서 서로 웃는다"고 말했다.

-이.박 후보 사이가 극도로 악화돼 있다.

"내전(內戰)이라고 국민이 보는데 일리 있는 걱정이다. 그래서 나중에 단합을 막을 언행을 제어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옐로카드를 몇 개 썼다. 당원권 정지 정도로 가벼웠다. 앞으론 출당 조치 같은 레드카드도 쓸 거다."

-한나라당 검증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후보의 경우) 재산에 대해 물으면 '이런 점에서 내 것이 아니고 처남이 이렇게 한 것이다'라고 충분히 설명하면 될 텐데 자료가 어떻게 유출됐는지만 따지고 본론을 미흡하게 설명한다.

(박 후보도)최태민 목사와의 관계를 물으면 '훌륭한 분인데 (의혹을 제기하면)벼락맞을 일'이라고만 하면 해명이 되겠는가. 안강민 검증위원장이 검증을 못 한 책임이 후보들 쪽에 있다고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당은 뭐가 되겠느냐."

-이 후보 측이 당의 고소 취하 요구를 안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데.

"안 하면 어쩔 수 없지만, 2002년 '김대업'건이 있었고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개입 발언도 한 상황이다. 외부세력의 개입을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캠프가 산발적으로 국가기관에 조사해 달라는 건 기요틴(단두대)에 머리를 내미는 짓이다."

-소 취하 요구를 두고 지도부가 편파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안강민 위원장과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이 건의한 일이다. 안 위원장은 '당 싸움을 검찰로 가져가면 사표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뭘 할 때마다 편든다고 하는데 난 아무 편도 안 든다."

-현재 무당적인 박근혜 캠프의 홍사덕 선대위원장의 복당 여부가 관심이다. 당원이 아니면 21일 이후엔 선거운동을 못 하는 데.

"기본적으로 덧셈 정치를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민감한 시기에 복당은 안 맞는 것 같다. (21일 이후 문제는)정치는 정치로 풀어야 한다. 나름대로 적당한 선에서 도의를 지키면서 하면 된다."

-신 대북정책이 발표될 당시 환영했던 대선 후보들이 요즘 지지를 철회하는 분위기다.

"우리가 상호주의를 포기했다는데 아니다. 외유내강형으로 한 거다. 선거전략적 측면이 있긴 하지만 기회주의적으로 진보층에 아부하기 위해 한 게 아니다. 비판했던 이회창 총재에게 자료를 보냈더니 '내가 할 때와 다른 게 없구나'라고 이해했다."

-경선 이후 당 대표직은 유지할 건가.

"당헌당규를 봐라. 아직 임기의 반밖에 못 왔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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