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난무하는 빈볼 … 감독부터 책임 물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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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빈볼(bean ball)시비가 잇따르고 있다. 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롯데 경기에서 SK 구원투수 김원형이 빈볼을 던졌다가 퇴장당했다.

5일 대구 삼성-SK전에서도 빈볼성 투구가 나와 양팀 선수들의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1회 삼성 김재걸이 SK 채병룡의 공에 목을 맞고 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자 8회엔 삼성투수 조현근이 박경완을 겨냥했다. 누가 봐도 명백한 보복성 투구였다.

올해 빈볼로 선수가 퇴장된 경우는 김원형을 포함해 3건에 4명이다.벌써 지난해(3건에 6명 퇴장)와 맞먹는 숫자다. 팀간 경쟁이 과열된 탓도 있지만 징계가 무른 것도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특정 팀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가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빈볼은 엄연히 규칙 위반 행위다. 한국 프로야구 대회 요강에는 '심판 판정 불복이나 폭행.폭언.빈볼 등으로 경기장 질서를 문란케 했을 때 벌금 200만원 이하, 30경기 이하 출장정지 시킨다'고 돼 있다. 동료가 다칠 수도 있는 위협구를 던지는 선수에게 이 정도의 벌칙은 그야말로 '솜방망이' 징계다. 벌금 몇 푼만 내면 다 빠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상당 기간 그라운드에 서지 못하게 하거나 벌금액을 대폭 인상할 필요가 있다. 또 일정 횟수 이상 빈볼이 나오는 팀은 감독.코치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코칭 스태프의 묵인 내지는 암묵적 지시 없이 빈볼을 던진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빈볼은 상대 팀과 선수를 자극하는 불필요한 작전이나 과도한 행동에서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해도 수많은 팬이 지켜보는 앞에서 서로 빈볼을 던져대고 선수들이 몸싸움을 벌인다면 이는 야구팬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승부는 야구 실력으로 겨뤄라.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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