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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운동, 물 자주 마시고 쉬엄쉬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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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텁지근하고 무더운 여름,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온몸이 축 처지는 느낌이다. 이즈음, 심신을 상쾌하고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묘방은 역시 운동이다. 하지만 복병도 있다. 장마 지고 무더운 여름철에 마냥 운동을 즐기다간 자칫 골병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 운동, 100배 즐기면서 위험을 피하는 요령을 알아본다.

 ◆쉽게 피로해지는 여름철 운동=운동을 하면 덥고 땀이 나게 마련. 특히 더울 때 운동을 하면 체온과 땀 증가가 평상시의 배가 된다. 자연 금방 피로감이 몰려온다.

 통상 봄·가을 쾌적한 날씨에 조금 숨이 차고, 땀이 나는 중등도 운동(최대 운동 능력의 50% 정도의 강도)을 하면 체온이 1도쯤 상승한다. 만일 최대 운동능력으로 운동할 경우엔 체온은 39도까지 오를 수 있다. 체온이 상승하는 이유는 몸에서 발산하는 열 때문이다. 예컨대 1시간 동안 몸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쉴 때는 60∼80㎉지만 중등도 운동만 해도 500∼600㎉ 이상이나 된다. 문제는 날씨가 더울 땐 인체의 열 발산이 원활하지 못해 체온이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여름엔 운동 강도를 10∼20% 정도 낮추고, 운동 도중 휴식 시간을 틈틈이 가져야 한다. <표上참조>

 ◆더울 땐 운동 능력도 감소=’여름만 되면 왜 이리 실력이 떨어질까?’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가져보는 의문이다.

 더울 땐 피부 온도가 증가하면서 말초 피부에 공급되는 혈액량도 많아진다. 자연 운동을 할 때 근육에 집중돼야 할 혈액이 부족하다 보니 근육 수축력도 감소하고, 젖산(운동할 때 나오는 피로 물질)도 쉽게 쌓인다. 또한 땀 분비로 인한 수분과 전해질 손실도 많아 순환하는 혈액량 자체는 줄어들고, 맥박은 빨라진다. 여름철엔 운동 전후 충분한 수분 공급이 꼭 필요한 이유다.<표下참조>

 특히 그동안 운동을 안 하다가 갑자기 여름철에 운동을 시작하다보면 첫날, 체온이 올라가고 맥박이 빨라지면서 심한 피로를 느낀다. 물론 이런 상태는 운동 일수가 늘면서 점차 개선되는데 통상 더위에 적응하는데 1주일(4∼8일)은 필요하다. 따라서 운동 초보자는 짧은 시간, 약한 강도로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또 운동량과 운동 시간도 천천히, 몸이 불편함을 못 느끼는 상태에서 늘려야 한다.  

◆대낮 피하고 저녁 운동 즐겨야=여름철엔 햇살이 강렬한 낮 12시에서 오후 3시까지는 운동을 피해야 한다. 실제 이 시간에 운동을 즐기다가 열경련·열피로·열사병 등으로 응급실에 실려 오는 사람이 제법 많다.

 따라서 권장하는 운동시간대는 선선한 새벽이나 저녁 시간이다. 이 중 특히 저녁 운동이 권장된다. 출근 전 쫓기듯 하는 새벽 운동보다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데다 운동 효과도 높기 때문이다.

 실제 신진대사를 증가시키는 부신피질호르몬과 갑상선자극호르몬 분비가 오후 7시쯤 운동을 하면 가장 신속하게 일어난다.

 이 밖에 저녁 운동은 자외선 노출을 피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또 운동 후 잠잘 때 뇌에서 멜라토닌과 성장호르몬 분비도 축적돼 청소년은 키 성장에, 성인은 면역력 증강과 노화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 잠들기 1시간 전에는 운동을 마쳐야 하며, 운동 후 사우나나 더운 물 목욕은 삼갈 것. 대신 샤워로 땀을 충분히 씻어내면 된다.

 ◆언제라도 가능한 실내 운동=무더위와 장마를 피할 수 있는 게 실내 운동이다.수영·실내자전거·춤 등 유산소 운동을 근력 운동과 겸비하면 심폐지구력·유연성·근력·근지구력 등을 모두 높일 수 있다.

 실내 운동 역시 시간은 20∼60분이 적절 하다. 유산소 운동은 매주 3∼5일, 근력운동은 2~3일 정도 해야 한다. 실내 운동 역시 적절한 운동 강도는 ‘조금 힘들다’고 느낄 정도면 된다. 헬스장 기구를 이용하지 않고, 집에서 할 수 있는 근력운동은 아령 이외에도 팔굽혀 펴기, 앉았다 일어서기, 벽 밀기 등이 있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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