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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시대 어린이들 독서풍속 바꾼다|PC통신·출판사 앞다퉈 프로그램 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종이에 인쇄된 책 대신 컴퓨터 화면을 통해 그림동화와 연재만화를 즐기고, 자기 자신이 동화의 주인공으로 인쇄된 책을 읽게 된 컴퓨터시대 어린이들의 독서문화는 앞으로 어떻게 바뀔 것인가. 지난해7월부터 한국 전래동화와 세계명작그림동화 30여 편을 내보내 온 한국PC통신은 그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최근 윤승운 화백의 인기만화『겨레의 인걸100』(송우출판사 간)을 매주3회씩 연재하기 시작했다. 한국만화문화상 저작 상을 수상하고, 문화부 추천도서로 선정돼 일반서점에서 인기 리에 판매중인 만화를 연재함으로써 앞으로 컴퓨터통신망 프로그램이 기존도서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관심거리다.
한국PC통신의 만하나 그림동화를 이용할 경우 월 9천 원의 회비와 사용시간에 해당하는 전화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대개 10개정도의 화면으로 구성된 만화나 그림동화를 볼 경우 5분 정도 걸리는데 3분에25원씩 요금을 계산하므로 이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한다면 일반도서를 사서 보는 것보다 오히려 비용이 적게 드는 셈.
데이콤도 종합정보통신망 천리안을 통해 지난해8월부터 만화와 창작동화를 연재하고 있다.1만원의 가입비를 낸 뒤 프로그램 사용시간에 따라 1분에 30원을 내면 되는데 역시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어 어린이대상 프로그램을 한자공부·낱말 맞히기 등으로 한결 다양하게 제공할 예정.
한편 대교출판은 어린이 및 청소년용 장편소설만화『삼국지』를 글과 그림뿐 아니라 음향효과와 동작의 움직임까지 보여주는 만화영화에 가깝게 만들어 컴퓨터 디스켓에 수록한 국내 최초의 본격 전자도서를 이 달 말께 선보인다. 계속해서 컴퓨터세대를 겨냥한 전자도서들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처럼 컴퓨터화면을 통해 볼 수 있는 읽을거리들 외에도 도서출판 디자인하우스가 개발한「도깨비학교문고」는 흥부·인어공주 등 잘 알려진 동화의 주인공 대신 어린이의 이름으로 바꿔 넣은 책을 만들어 주고 있어 상당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컴퓨터와 레이저프린터를 갖춘 전국 45개 서점이나 백화점 및 개인점포에서 고객의 주문대로 주인공의 이름을 바꿔 만들어 주는 이 시리즈는 매일 1천5백 권 이상씩 팔릴 정도여서 디자인하우스 측은 앞으로 그림까지 어린이의 사진으로 바꿔 넣는가 하면 만화 및 창작동화 등 프로그램도 대폭 늘릴 방침.
아동문학가 김원석씨는 이처럼 컴퓨터가 동원된 읽을거리들이 컴퓨터와 친숙한 어린이들의 독서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북돋우는데 상당한몫을 할 것이라며 반긴다. 특히 전자오락의 유해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린이들이 컴퓨터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다양해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다만『컴퓨터를 통해 볼 수 있는 읽을거리는 아무래도 한정될 수밖에 없으므로 일반도서들도 널리 활용토록 하는 독서지도를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한편 김재찬 교수(중앙대 의대)는『어린이들이 지나치게 컴퓨터에 매달리면 두통이나 시각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고, 너무 충동적인 성격을 갖게 될 수도 있으므로 부모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선 50분 가량 컴퓨터를 이용한 뒤에는 10∼15분쯤 쉬는 것이 좋으며, 일단 컴퓨터를 사용한 뒤에는 음악이나 미술활동으로 느긋한 기분을 갖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
가급적 하루 1시간이내, 아무리 길어도 3시간이상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 말도록 하고, 컴퓨터모니터가 눈 높이 보다 약간 아래에 오도록 책상이나 걸상의 높이를 조절해 주라고 권한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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