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현대건설 사장 시절 돈 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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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6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금품 로비' 의혹을 제기했다.

정 전 의장은 이날 한나라당의 '텃밭'인 부산을 방문해 기자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가 현대건설 사장 시절인 12대 국회 때 국회 건설교통위 소속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뿌렸다고 한다"며 "당시 건교위 의원을 지낸 인사로부터 들은 얘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는 (대선 후보로) 부적격자"라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작심한 듯 이 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지지율 1위인 이 후보와의 대립 각을 부각시켜 자신이 범여권의 대표 주자임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한나라당)박근혜.원희룡.홍준표 후보는 적어도 선거법 위반이나 부정축재는 하지 않았다"며 "국민이 기본 양심이 있다면 이 후보를 찍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명박 후보는 정 전 의장의 발언을 즉각 맞받아쳤다. 그는 "몇 년 전 이야기냐. 어리석은 사람"이라며 "세상에 떠돌아 다니는 이야기를 다 하려면 정치를 못 한다"고 비난했다. 이 후보 측 박형준 대변인도 "정동영 전 의원이 한국 정치의 시곗바늘을 뒤로 돌리는 무차별 허위 폭로에 가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정 전 의장은) 폭로 내용이 사실임을 입증해야 하고 그렇지 못할 때는 정치 인생을 걸어야 한다"며 "그것이 낡은 구습의 고리를 끊는 일이자 정치개혁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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