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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대 백명이상 부정합격/2년새/「기부금」받고 컴퓨터 성적조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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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번 후기입시서만 32명/경찰/교사 신축비로 거액지출 확인
광운대가 지난해와 올 전·후기 입시에서 컴퓨터조작을 통해 부정입학시킨 학생은 모두 1백여명에 이르며 이들 대부분이 변칙 기부금입학 형태로 이뤄졌음이 밝혀졌다.
또 신훈식일당이 지난해 전문대 입시에서도 대리시험으로 1명을 합격시킨 사실이 드러나 입시부정 수사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관계기사 3,20,21,22,23면>
서울경찰청은 6일 광운대에서 압수한 올 입시자료 수록 컴퓨터 마그네틱 테이프의 분석을 통해 1차로 이번 후기입시에서 32명의 부정합격생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후기 불정합격생 조모군(20·서울K고졸)의 어머니 김월순씨(51)가 합격대가로 학교측에 준 1억5천만원중 수표 1억원(1천만원권 10장)이 재단측을 통해 현재 교내에 신축중인 운영관 건물공사비로 시공회사에 지급된 것을 밝혀내고 나머지 부정합격생들의 기부금 전달경로 등을 추적중이다. 드러난 후기 부정합격생 32명은 경영9,신방6,영문5명 등 10개 학과 응시생들로 반포고·경기여고 등 서울시내 28개 고교(여고 9곳)출신 1∼3명씩이다.
경찰은 이들 학생들의 부정입학 알선이 대부분 해당고교 교사들을 통해 이뤄졌음을 밝혀내고 해당 교사 및 학부모들에 대한 일제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전기입시의 경우 마그네틱테이프의 원본이 이미 없어졌으나 관계자들로부터 부정입학생이 10여명에 이를 것이라는 진술을 받아낸데다 지난해의 입시관련 테이프가 모두 폐기돼버린 점 등으로 미루어 지난해 전·후기입시를 포함,2년새 최소한 1백여명이 컴퓨터 조작 방법으로 부정입학한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수사를 펴기로 했다. 조사결과 컴퓨터 조작은 수배된 조하희교무처장(53)의 지시에 따라 전산소 운영부장 이석윤씨(59)가 최재청운영계장(34)에게 다시 지시,객관식 답안지인 OMR카드에 따라 성적이 수록된 마그네틱테이프에서 해당 학생의 점수를 높여 합격권에 들도록 조작한뒤 점수에 맞춰 별도로 만든 OMR카드를 원래의 카드와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운영부장 이씨와 최 계장외에 이 부장으로부터 이 사실을 보고받고도 묵인한 전자계산소장 김순협교수(46) 등 3명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6일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잠적중인 지난해 입시당시 전자계산소장 이성백교수(52)를 수배했다.
또 교무처장 조씨와 교무과장 전영윤씨(55)에 대해서는 이 날짜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에 앞서 5일밤 광운대 교내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컴퓨터 마그네틱 테이프 7개(전기3,후기4) 및 입시관련 서류 30여상자분을 압수,성적조작을 밝히기 위한 철야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이와 함께 지난해 4월부터 신축중인 연구관 등 2개 건물 공사비(1백20억원)중 이미 시공회사인 중앙산업에 지급된 62억원 가운데 학부모 김씨가 준 1억원이 지난달 21일 제일은행 신용두지점 중앙산업 예금계좌에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학교측이 지난해와 올 입시에서 1백여억원의 변칙기부금을 부정입학생 부모들로부터 받아 공사비 등에 충당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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