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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자 또 있을까 전전긍긍 한대/대입부정사건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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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다른 사학도 조사” 광운대생들 주장/노 지검장 사표 소식에 “아까운 사람”
○…잇따른 대입부정사건 수사로 개청이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서울경찰청 형사부는 과·계끼리의 경쟁도 치열.
처음 대리시험사건을 터뜨린 강력과 지능계는 수사가 확대되면서 5명에서 14명으로 전담반 인원을 늘려 1주일째 밤낮없는 수사를 벌여 사건이 거의 마무리단계에 이르자 「선두자리를 지켰다」며 흡족한 분위기.
또 1일부터 광운대 부정입학건을 본격 수사하기 시작한 같은과 폭력계도 당초 입수한 첩보보다 훨씬 큰 규모로 사건이 비화되자 직원 10여명을 추가로 동원해 관련된 수배자들의 검거에 나서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
이에 질세라 수사과도 일선경찰서(성북서)에 고발된 국민대 대리시험사건을 경제계가 직접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평소 민생치안을 주업무로 해온 형사부가 입시부정전담 수사팀이 된 느낌.
○…지난해 대리시험으로 한양대 안산캠퍼스 경영학과에 입학한 김모군(20·서울D고졸)은 1학기때 수강한 경영수학·국어 등 7개 전과목이 F학점으로 처리돼 「학업지도대상자」로 분류되자 휴학하고 같은해 11월 입대.
아버지가 벽돌공장을 운영하는 전형적인 부유층 가정의 자녀인 김군은 고등학교 입학때도 재수끝에 낙방해 인천의 고교에 입학했다 2학년때 서울의 고교로 전학했으며 졸업성적은 4백39명중 4백3등이었다.
○…대리시험사건과 관련,교육부감사를 받게된 한양대는 3일 서울 본교와 안산캠퍼스에 보관중이던 92,93학년도 입시관련서류 일체를 감사장인 제3교육관으로 옮기는 등 철야작업으로 부산.
교무과 직원들은 내부관계자 관련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으나 90학년도 입시때 대리시험과 관련해 교무과직원 1명이 구속된 「악몽」이 아직도 남아있는 듯 『혹시 감사에서 또다른 관련자가 드러나면 큰 일』이라며 전전긍긍해 하기도.
○…이번 광운대 입시부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전산계산소(소장 김순협교수)는 전날에 이어 4일 오전에도 문이 굳게 잠긴채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 김창욱부총장은 3일 오후 전산소 직원 6명이 무더기로 시경에 연행된 이후에도 『직원들이 어디 있는지 전혀 모른다』며 시치미를 떼기도.
○…광운대 총학생회는 3일 오후 입시부정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은 총장의 묵인과 허가없이 이뤄질 수 없었다』고 주장하며 ▲사립학교법의 민주적 개정 ▲모든 사학재단에 대한 공정한 감사 실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했다.
○…광운대 입시부정사건은 설립자인 조광운박사(80년 사망)의 생존해 있는 3남5녀중(첫째딸은 사망) 4녀인 정남(61·광운유치원 관리주임),5녀인 정길(59·광운국민학교 사무장),2남인 무성(54·광운대 총장),3남인 인성(54·광운공고 교장)씨 등 4명이 재단운영에 직접 관여하고 있으며 장남인 일성씨(56)도 재단이사장을 지낸바 있는 등 형제들의 「나눠먹기식 경영」이 발단이 됐다는 지적.
광운대는 설립자가 타계한 80년 이후 재정난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91년에는 조 총장이 개인재산인 주택용지 4백여평(시가 30억원)을 재단에 내놓기도 했으나 처분절차가 까다로워 아직 처분하지 못한 상태이며 심지어 연말연시에는 은행융자로 교직원들의 봉급을 준뒤 신학기에 등록금을 받아 갚는 등의 운영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인 정남·정길씨 자매가 재단의 재산을 개인용도로 사용한다는 이야기도 나돌아 광운대 주변에서는 부정입학 소문이 끊이지 않았으며 조 총장이 거의 매년 시험때마다 심장병치료를 이유로 미국에 가는 것도 친인척들의 부정입학 요구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도 나돌고 있다.
○…노승행광주지검장이 대입대리시험 사건에 아들이 가담한데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표낸 것과 관련해 검찰에서는 「아까운 사람이 엉뚱한 일로 나가게 됐다」며 동정론이 지배적.
대부분의 검찰관계자는 『노 지검장은 25년간의 검사생활중 20년 가까운 기간을 지방에서 근무해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도 2남2녀의 자녀 모두를 서울대 법대 등 명분대에 진학시켜 대표적으로 「자식농사」를 잘 지었다는 부러움을 사왔다』며 『평소 검사로서의 몸가짐에 흐트러짐이 없고 따뜻한 인간미를 지녀 후배들의 귀감이 돼온 그가 도중하차 한 것은 검찰로서는 큰 손실』이라고 애석해하는 분위기.
대검의 몇몇 간부들은 『아들의 소식을 듣고 곧바로 상경해 수배중인 아들을 설득해 자수토록하고 사표를 던진 것은 그가 평소 대쪽같은 성격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예상됐던 일』이라고 말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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