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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 진「빚」도 갚을 겸…"-지난달 네팔의료봉사단 인솔 출국 이대의대 이근후 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네팔은 2백50개의 히말라야고봉들이 줄지어있는 산악국가입니다. 인구가 1천8백만명이나 되지만 전국토의 14%가 언제나 눈 속에 파묻혀 있는 등 도처에 오지가 많기 때문에 의료시설이 태부족이죠. 학창시절부터 산을 좋아한데다 네팔인 유학생제자의 요청도 있고 해서 벌써 11년째 봉사하고있지요.』
93 네팔-이화의료봉사단을 결성, 1월30일부터 2월15일까지 16박17일 일정으로 히말라야산악국가 네팔의 오지 「돌카」지역에 의료봉사를 떠난 이화여대부속병원 실무책임자 이근후 교수(58·신경정신과)는 『인류와 평화를 사랑하고 6·25동란 때 신세졌던 「빚」을 조금이나마 갚아 가는 것이 봉사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56년 경북대 의대재학 중 경북산악연맹을 창설하는 등 몹시 산을 좋아했다는 그는 70∼73년 연세대교수와 71∼72년 신경정신과학회장, 73년 이후 이대 교수와 부속병원 신경정신과장을 역임해온 원로교수. 특히74년부터는 간질병치료와 후원선교단체인 사단법인 장미회(회장 박종철)에 참여해 순회진료 등에 앞장서왔다.
『네팔봉사대 결성은 이화여대 유학생이었던 현 네팔간질협회장 사쿠라 라즈반다리씨의 요청이 계기가 됐지요. 이를 학교에서 쾌히 허락했고 장미회도 협조해줬어요. 아직도 히말라야계곡에는 원시적 풍토병과 전염병이 번성하고 있어요. 장미회는 네팔지방 병원규모로는 최대의 병원도 마련해 주는 등 조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돌카지역은 에베레스트를 최초로 정복한 영국의 힐러리가 히말라야로 진입한 코스여서 의미가 깊다는 그는 대원들 중 상당수의 수련의도 끼어있어 고생은 되겠지만 국내에서는 사라져버린 질병치료의 경험을 얻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문의수련에는 각종 질병에 대한 임상경험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오지를 넘나드는 진료이다 보니 대부분 텐트나 산장 비슷한 롯지에서 숙식을 해야하는 등 어려움도 없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질병퇴치를 위해서는 강한 정신력도 필요해요. 봉사기간 중에 「짬」을 내 히말라야 트레킹훈련도 할 생각입니다. 절대군주국에서 입헌군주국으로 바뀐지 3년이 채 안되는 미지의 나라 「네팔」과 좀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성원해주세요.』 <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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