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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이 "소말리아 구호 나선다"|4년 체류 예정으로 내달 출발 김홍구씨 가족 3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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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극심한 내전과 가뭄으로 인한 기아의 땅, 소말리아로 구호활동을 위해 일가족이 떠난다. 김홍구(32·전 동방기획사원)·윤창인(32)씨 부부와 아들 희문 군(2)이 그 주인공. 이들은 소말리아에 입국하는 한국인 최초의 기아봉사단이다.
『전후 우리도 남의 나라 도움을 적지 않게 받지 않았습니까. 이제 당시 은혜를 갚는다는 차원에서라도 남을 도울 때가 됐습니다.』하루 3만5천 명이 해골같이 말라죽어 가는 소말리아로 떠나는 이유를 김씨는 최소한의「보은」차원에서 설명했다.
김씨는 오는 2월 6일 단독출국, 현지에 거점을 마련한 후 3월 중순께 부인과아들을 데려갈 예정이다. 본격적인 구호활동은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그는 현지에서 미국인·캐나다인등과 공동으로 구호활동을 벌이며 가족 전원이 앞으로 만4년 동안 소말리아에 체재할 계획이다.『구호활동은 구호식량수송과 배 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잘 알다시피 소말리아의 아사사태는 인재인 측면이 강합니다. 서방 등에서 상당량의 구호식량이 소말리아에 공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패한 관리들이 중간에서 80%이상을 떼어먹는 형편입니다.』
김씨의 현지구호활동은 국제기아대책기구의 지원으로 이뤄진다.
아프리카 북동부에 위치한 소말리아는 인구 6백만 명의 회교국으로 현재 약 2백만 명이 아사 위기에 놓여 있다. 특히 10여 개가 넘는 군벌간 내전으로 인구의 대부분이 몰려 있는 남부는 극도의 혼란상을 보이고 있다. 소말리아 주둔 미군 역시 군사작전보다는 구호식량 보급로 확보를 주임무로 할만큼 아사문제가 심각한 실정.
김씨는『소말리아의 풍토병으로 두 살 바기 아들 녀석의 건강이 우려될 뿐 다른 걱정은 없다」며『남을 돕는 노하우를 익힌다는 자세로 성실히 구호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가족의 현지 생활비(월 2천 달러 가량)는 동료신자들의 모금으로 충당된다. 김씨는 동방기획 측의 배려로 귀국 후 재 입사를 보장받아 더욱 홀가분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게 됐다고. 인천 한 학원의 영어강사였던 부인 윤씨도 현지에서 전공을 살려「교육구호」에 나선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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