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억 원 어치 팔아 4,000만원 소득 올려|"물건 팔기 앞서 고객과 인간적 유대 맺어야"|대우전자「판매여왕 상」받은 대전 구순이 주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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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작년 한해동안 혼자서 10억 원 어치가 넘는 가전제품을 판 억척세일즈우먼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우전자 대전 선화 유통센터에 근무하는 주부판매사원 구순이씨(36).
구씨는 작년 한해 무려 11억2천4백 만원 상당의 대우전자 가전제품을 팔아 지난 26일 이 회사 5천여 주부판매사원의 최대영예인「판매여왕 상」과 함께 부상으로 에스페로승용차 한대를 받았다.
『세일즈의 기본은 남에게 도움을 준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지요.』
단지 물건을 팔기 위한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고객과 인간적으로 가까워지도록 노력한 점. 그들의 크고 작은 어려움을 내 일처럼 도운 점등이 이 같은 성과를 거두게 한 것 같다고 구씨는 겸연쩍게 웃었다.
그는 이 같은 서비스정신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각종 경조사를 챙기는 것은 물론, 아픈 사람에게는 병원입원실을 잡아 주고 돈이 급한 사람은 아는 은행지점장을 소개하기도 했으며 심지어「중매쟁이」노릇까지 해냈단다.
구씨 덕분에 단란한 가정을 꾸린 부부만도 12쌍.
물건을 판 뒤 도착여부·사용 시 불편사항·이상유무·안부 등 반드시 5번 이상 전화를 거는 일도 그의 판매준칙 가운데 하나다.
『성공적인 세일즈를 위해서는 철저한 고객정보관리가 생명』이라고 강조하는 구씨는 3천여 명의 고객명단이 깨알같이 적힌 6개의 너덜너덜한 수첩을 항상 지니고 다니고, 집에 설치된 퍼스컴에는 이들의 구매·대금지급상황은 물론 생일·결혼기념일·취미 등 신상명세까지 상세히 입력돼 있다.
구씨는 아침 8시부터 저녁 5시까지 대전시내 빌딩사무실을 누비느라 가정을 충실히 돌보지 못하는 자신 때문에 퇴근 후 기꺼이 빨래와 집안청소를 도와주는 남편(44·공무원)과 고객정보를 전산 입력해 주는 중2아들에게 항상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고 했다.
지난 86넌 10월 이 일을 시작한 뒤 그가 판매한 가전제품은 모두 32억6천만 원 어치에 이르고 작년 연소득은 웬만한 회사 사장연봉에 맞먹는 4천만 원 정도. 작년 대우전자 총 매출의 30%는 구씨 같은 주부판매사원의 몫이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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