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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취임사 신한국의 「비전」 담는다/초안준비 한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뭔가 다시 해보자” 메시지전달 부심
김영삼 차기대통령은 요즘 인사구상만큼이나 대통령으로서의 첫 연설인 취임사 준비에 신경을 쏟고 있다.
취임사 작성을 맡은 특별팀은 김 차기대통령의 각별한 주문에 중압감을 느끼면서 초안을 다듬고 있다.
○…한나라의 대통령취임사는 시대정신과 통치비전,실천의 맹세 등이 응축된 대국민선언이다. 집권후 현실의 벽에 부닥쳐 통치 걸음마가 어떻게될지 모르더라도 취임사만큼은 이상에 가까운 신념을 담아 국민의 에너지에 불을 붙이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실제로 취임사는 나라의 분위기를 바꾸는데 일조한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 케네디가 「뉴 프론티어(New Frontier)」로 국민의 마음을 잡아당긴게 좋은 예다.
김 차기대통령은 새해들어 비서실에 취임사준비를 지시하면서 이렇게 밝혔다고 한다. 『케네디대통령은 선거전에선 닉슨에게 간신히 이길 정도였다. 그러나 취임사가 강렬했고 그후 리더십은 강화됐다.』
김 차기대통령은 그러면서 『국민이 취임사를 듣고 「신정부와 더불어 뭔가 다시 한번 해보자」는 감동을 느낄 수 있으면 더없이 좋겠다』는 주문을 했다.
아울러 그는 유세연설과 달리 취임사는 거의 외어 자연스럽게 읽고 싶으니 예습시간이 충분하도록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최창윤비서실장 등 핵심참모들은 이달초부터 팀을 짜 지금까지 5∼6회 속회를 끝냈고 1차안을 거의 완성했다.
당에서 최 실장,오인환정치특보,이경재공보특보,당외에서 한완상서울대교수,김충남외교안보연구원교수 등이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육사교수출신으로 5공(사정),6공(정무)때 청와대비서관을 지냈다. 그는 미국대통령의 백악관 운영실태를 분석한 『성공한 대통령,실패한 대통령』을 펴냈으며 김 차기대통령이 이 책을 인상깊에 읽었다고 한다.
○…취임사준비팀은 그동안 국내외 각종 명연설자료를 검토했다. 이승만대통령이후 국내 대통령취임사는 물론,루스벨트대통령부터 이어진 미 대통령의 취임사도 전문 또는 요약분을 참조했다. 국민의 단결심을 자극할 수 있는 핵심문구를 찾기위해 김구·안창호선생의 어록도 뒤졌다고 한다.
검토결과 케네디연설이 가장 감동적이고 역동적이지만 케네디취임당시의 미국과 우리나라의 현상황과는 다른 점이 많아 「역동성」을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준비팀은 여러차례 토론끝에 취임사의 큰 주제를 「신한국 창조」로 하기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김 차기대통령은 『우리의 꿈·희망·미래가 신한국 창조에 달려있다』고 천명하고 부정부패 척결·경제활성화·국가기강확립을 3대 현안으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기대통령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선 국민에게 『개혁없는 안정보다는 고통을 수반하는 개혁』이 필요하고 대통령부터 뛸터이니 국민도 땀을 나누어 흘리자고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준비팀의 최대 고민은 어떻게 취임사에 신선감을 불어 넣느냐는 것.
「신한국창조」「고통의 분담」「다시 같이 뛰자」는 주제가 발진을 위한 외침으로는 호소력이 있으나 당총재취임사·국회대표연설·TV유세 등에서 이미 여러차례 선보인 적이 있어 선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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