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IOC 투표인단 97명 확정 "49표를 잡아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3일(한국시간) 과테말라시티 올림픽거리 개막 행사에서 출연자들이 마야 시대 전통 스포츠인 마얀볼(Mayan Ball) 시범을 보이고 있다. 이 스포츠는 마야 사람들의 전통적 종교의식에서 비롯된 경기다.[과테말라시티=안성식 기자]

49표를 향한 마지막 레이스가 시작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3일(한국시간) 2014년 겨울올림픽 개최지 투표에 참석할 IOC 위원 97명을 최종 확정했다. 유치에 필요한 과반수는 49명.

운명의 시간(5일 오전 8시)을 48시간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49표를 얻기 위한 후보 도시들의 막판 경쟁이 치열하다.

평창의 마지막 전략은 '약속과 신뢰'다.

"환상적인 경험을 하게 해 준 한국에 감사드려요."

3일 과테말라시티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열린 평창 유치위의 외신 기자회견에서 과테말라인 다섯 명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평창이 200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드림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훌리아 아게로(42)와 호세 곤살레스(15) 등 10대 소년.소녀들이었다.

근대 5종선수로 2004 아테네올림픽에도 참가했던 아게로는 "과테말라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 한국의 평창에서 스노보드를 타고 넘어지면서 꿈을 이룰 수 있었다. 한국의 전통 문화도 많이 배웠다"며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과테말라 국가대표 수영 선수인 곤살레스는 "다른 청소년들도 드림 프로그램을 통해 겨울 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드림 프로그램은 평창이 2010년 대회 유치 과정에서 IOC에 약속한 것이다. 겨울스포츠를 접하기 어려운 제3세계의 청소년들을 초청해 겨울스포츠를 확산시키는 프로그램이다. 평창은 2010년 대회 유치에 실패했다. 그러나 2004년 22개국 108명을 시작으로 올해 32개국 135명까지 4년간 총 463명을 초청해 겨울스포츠를 경험하게 했다. 드림 프로그램은 IOC 위원들에게 '한국은 약속을 지키는 나라'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해주었고, 모든 IOC 위원의 찬사를 받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여기에 확실하게 도장을 찍었다. 올림픽 유치 여부와 관계없이 드림 프로그램을 위해 2014년까지 1억3000만 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3일 이건희.박용성 IOC 위원, 한승수 평창 유치위원장, 김진선 강원도지사와 함께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을 만났다. 로게 위원장이 묵고 있는 인터콘티넨털 호텔을 직접 찾아간 것이다. 노 대통령은 "올림픽에 대한 한국 국민의 열망이 강하다. 유치 경쟁의 풍토가 매우 투명해진 것같다"고 말했다. '미스터 클린'이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윤리 문제를 강조해 온 로게 위원장에 대한 찬사였다.

로게 위원장은 "평창이 준비를 잘하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 한국이 세계 스포츠계와 올림픽에 기여해 온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평창의 올림픽 유치를 위해 한뜻으로 뛰어온 한국의 리더들은 30분간 이어진 대화에서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을 한목소리로 전했다.

과테말라시티=박승희, 성백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