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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어린이책] 사람이 가장 우월한 동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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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불쾌지수 치솟는 여름에 아옹다옹 인간사로 복닥거리느라 가슴 답답한 엄마라면 오늘 아이들과 함께 웅장한 대자연 속으로 들어가 보기를 권한다. 진 크레이그헤드 조지에게 뉴베리 상의 영광을 안겨준 『줄리와 늑대』(대교출판)에는 광활한 알래스카에서 길을 잃은 에스키모 소녀 미약스를 부성애로 돌봐주는 늑대 아마록이 등장한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끼리도 의견충돌과 갈등, 오해와 반목이 끊이지 않는 세상에서, 어떻게 인간과 늑대 사이에 이토록 아름다운 우정의 강이 흐를 수 있는 것일까. 미약스를 끝까지 지켜주고 돌봐주다가 결국엔 미약스의 아버지 손에 죽고 만 아마록. 과연 동물의 하찮은 삶이었다고 폄하할 수 있을까. 읽는 내내 인생에 대해, 삶의 가치에 대해 질문하게 만든다. 대개의 모험동화가 소년을 주인공으로 삼는 데 비해, 불행한 인습으로 맺어진 조혼을 타파하고 뛰쳐나가 강인한 의지로 삶을 개척하는 소녀의 이야기라는 점이 더욱 이 작품의 흥미를 돋워준다.

 설원을 무대로 하는 또 다른 명작으로 잭 런던의 『야성의 외침』(웅진주니어)을 빼놓을 수 없다. 안락한 삶에서 하루아침에 한파 속에 던져져 썰매견이 된 벅. 벅은 추위와 굶주림, 인간의 모진 학대 속에서 당당하게 살아남아 마침내 우두머리로 우뚝 선다. 결국엔 내면에서 들려오는 야성의 외침을 따라 늑대의 삶에 합류하게 된다. 살벌한 경쟁의 법칙을 좇아 물고 찢기는 야생의 삶, 그 속에서 펼쳐지는 개들의 야망과 의리, 분노와 복수, 그리고 삶과 죽음이 마치 한 편의 스펙터클한 영화를 보는 것처럼 전개된다. 벅이 주인 존 손턴에게 바치는 지고지순한 우정의 장면에선 한동안 책장 넘기는 걸 잊게 될 것이다.

 대상 연령은 편안한 방품림 속의 삶을 당연시하는 12세 이상의 어린이와 아이를 야성과 지성의 균형 잡힌 큰 인물로 키우고픈 엄마들.

임사라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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