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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불씨 줄이려 내부승진/상업은행 주총 스케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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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 재무 “알아서 하라” 뒤로 물러서/임원선임 추천위 구성계획 철회
상업은행은 25일 오전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작년 명동지점장 자살사건으로 물러난 김추규 전행장의 후임에 행장대행 정지태전무(54)를 선임했다.
또 배찬병상무를 전무로,신삼규감사직무대행을 감사로,이용희 종합기획부장·장광소여신기획부장·홍성인자금부장을 새로 이사로 선임했다.
○이 재무 의중 외부 영입
○…설 연휴가 시작되기전에 정지태 상업은행장(당시 행장대행)은 이용만재무장관을 시내 모처에서 만나 주총을 과연 어떻게 진행해야 하느냐를 물었고 이 장관은 이에 대해 『알아서 하라』고 대답했던 것이 이번 상은 행장선임의 최종 확인과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용만재무장관의 「의중」은 애초 내부승진이 아니었다는 것이 여러모로 확인되었는데,이를 두고 재무부나 금융계에서는 이제 퇴임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이 장관의 인사를 돌이켜 볼때 결국 이 장관의 뜻대로 된 인사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금융계 인사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것 같다』고 평하고 있다.
○금융당국서 암시
○…상업은행은 임원선임을 위한 추천 위원회를 두고 전무·상무 등 임원을 약간명 둘 수 있다는 식으로 추진하려던 정관변경안건을 스스로 철회.
당초 상업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은 당국에서 밝힌 금융자율화의 뜻을 새겨 은행장선임을 위한 위원회 구성과 복수전무제 등을 정관에 명시할 움직임이었으나,임원선임에 관해 이같이 스스로 구속·제한할 수 있도록 정관에 규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금융당국의 암시에 따라 철회했고 다른 은행들도 이같은 규정을 정관상에 두진 않을 움직임.
○한때 영입설 우세
○…상업은행장 자리는 「정 전무의 내부승진이냐,한은 이우영부총재의 영입이냐」를 놓고 저울질이 벌어지다가 결국 자율화가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처음으로 행장을 선임하는 주총이라 논란의 소지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내부승진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이 금융계의 분석.
그러나 자율화도 중요하지만 물의를 일으킨 사고 은행이라는 점에서 내부승진은 곤란하지 않느냐는 지적때문에 한때 외부영입설이 우세했었다.
금융계에서는 따라서 이번 상은행장 선임이 논란의 소지는 있지만 그래도 은행 인사자율화를 위한 「반보진전」은 되지 않았느냐는 중평.<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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