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 샛별 신혜·성현 "새해에도 사랑해주세요"

"영화 찍고 싶어요. 공포물이나 로맨틱 코미디로요."(신혜),"연기도 좋지만 고등학생이 됐으니 공부를 더 열심히 할 거예요."(성현) SBS 수목 미니시리즈 '천국의 계단'을 통해 주목받는 아역 탤런트로 뜬 박신혜(14).백성현(16)의 새해 포부다.

고작 1, 2회에 출연해 최지우.권상우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지만, 이들은 풋풋한 연기로 팬카페(1호 기준) 회원수가 각기 12만명을 넘어서는 스타로 발돋움했다. 데뷔작 한편으로 훌쩍 뜬 신혜, 지난 9년간 유명 연출자들과 작업한 '관록'이 마침내 결실을 보아 성현에게서 그들의 새해 꿈에 대해 들어봤다.

◆벼락스타가 아니다=연예인을 꿈꾸던 신혜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드림팩토리(현 소속사)가 실시한 오디션을 치르기 위해 고향인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당당히 오디션을 통과해 2년여간 매일 연기와 안무, 노래 수업을 받다가 지난해 초 이승환의 뮤직 비디오 '꽃'에 출연한 것이 시작. 이어 '천국의 계단' 오디션에 응모해 2백여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어린 정서 역에 뽑혔다.

"무작정 연기 수업을 받는 동안엔 부모님께서 '다시 생각해 보라'며 수없이 말리셨어요. 하지만 '인어아가씨'의 장서희 언니를 보면서 '나도 꼭 저런 연기자가 돼야지' 하고 마음을 다잡았죠." '천국의 계단'에서 신혜가 보여준 야무진 연기는 우연이 아니었던 셈이다.

유치원 시절부터 '칠갑산''소양강 처녀' 등 성인가요를 애창할 만큼 끼를 보인 성현은 이웃에 살던 탤런트 이의정의 어머니 권유로 연기의 길로 들어섰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바람은 불어도'로 데뷔한 뒤 '애인''아줌마''보고 또 보고''다모' 등 히트 드라마의 아역은 모두 독차지했다고. '천국의 계단'의 어린 송주 역은 이장수 PD가 직접 전화를 걸어 제의해 왔다. "하도 오랫동안 학교 공부랑 연기를 병행하느라 솔직히 힘들어요. 하지만 좋은 경험이 될 거라는 생각에 둘 중 하나도 포기할 수가 없네요." 경력 때문인지 나이보다 의젓하기 짝이 없는 성현의 말이다.

◆더 높은 곳을 향하여='천국의 계단' 촬영을 마치자마자 '논스톱4'에 게스트로 출연한 신혜는 "올해엔 영화에서 발랄한 연기를 하고 싶다. 요즘 시나리오들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연기 뿐 아니라 가수 활동도 병행할 계획인 신혜의 목표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는 것. '천국의 계단'의 조신한 이미지와는 달리 춤추기를 좋아해 지난해 5월 이승환의 콘서트 땐 무대에 올라가 격렬한 헤드뱅잉 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우선 살을 좀 빼야 할 것 같아요." 일급비밀인 몸무게가 자신의 도약에 걸림돌이 된다는 게 신혜의 자가 진단이다.

연예 활동에 전념하겠다는 신혜와 달리 새해에 고등학교에 진학한 성현은 학교 생활에 충실할 생각이다. 중학교(광명북중) 때 전교 회장을 할 만큼 학업 성적이 우수했던 그는 '천국의 계단'촬영 때문에 입학 시험을 망쳤지만, 평소 성적 덕분에 원하는 고등학교(광명북고)에 진학할 수 있었단다. "아역 배우라면 꼭 연극영화학과에 가서 연기자가 돼야 한다는 틀에 박힌 진로가 싫어요. 수학과 과학을 잘 하니까 이과를 선택하려고요. 연기요? 제가 원하는 직업을 가진 뒤 취미로 하면 안될까요."

◆얻은 것과 잃은 것=스타가 된 뒤 이들에게 가장 달라진 건 뭘까. 뜻밖에 "사생활을 조심해야 한다"는 대답이 나왔다. "그냥 봐도 째려봤다고 하고, 연예인 되더니 오버한다고 해요."(신혜), "수두 자국을 가리려고 마스크를 했더니 건방지다고 인터넷에 글이 올랐더라고요."(성현)

하지만 마냥 언짢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제가 뜨긴 떴나 봐요. 표현을 잘 안 하시는 아버지가 문득 저더러 사인을 해달라시더라고요. 회사 사람들과 동창들이 자꾸 아들 사인 좀 받아오라고 했다면서요."(성현), "사람들이 자꾸 알아보는 게 신기해요. 제가 좋아하는 권상우.신현준 오빠하고도 친해졌고요."(신혜)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많기에 꿈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거라고 신혜와 성현은 입을 모았다.

신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