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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작사·작곡가들 화합 다지는「하모니 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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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젊은 가요 작사·작곡가들의 모임인 하모니 회가 모임이 만들어진지 4년만에 최근 기지개를 활짝 켜고「활동개시」를 선언했다. 하모니 회가 일반인에게 공식적으로 소개된 것은 지난 연말. 하모니 회는 모임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아주 오래된 연인들』이란 노래를 작곡한 공일오비의 벰버 정석운과『오늘 같은 밤이면』이란 노래를 부른 가수 박정운을 92년 최우수신인작가상과 신인가수상 수상자로 선정했다.「하모니신인상」은 여느 가요상과 달리 전적으로 현역에서 활동하는 내노라 하는 가요작가들이 엄선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받았다.
하모니 회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 88년. 최종혁·김명곤·계동균 등의 작곡가들이 중심이 되어「서로 생사(?)나 확인하며 살자」며 모인 것인데 처음엔 회원이 24명이었다.『연예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겉으론 화려해도 모두 외로움을 타는 사람들이에요. 특히 작사·작곡 등을 하는 우리 음악인들은 각자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일의 성격 때문에 더욱 외롭죠. 가까운 동료들끼리나마 어깨를 다독거려 주는 정이 필요해 모였습니다.』하모니회전회장 계동균씨의 설명이다.
팝·전통가요·랩·퓨전 재즈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싱어-송 라이터들을 포함, 작사·작곡·편곡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말 그대로「하모니」를 이루고 있는 것이 이 모임의 자랑. 단, 회원은 프로의식이 철저한 전업작가여야 하며 잘 알려진 대표 곡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하모니회의 불문율이다. 이범희·송홍섭·박건호·지 예·이영훈·김수철·김학래·송시현 등 이밖에도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이름들이 회원명단에 수두룩한 것도 이 모임의 자존심이다.
그 동안 하모니 회는 매달 첫째 주 일요일마다 모여 서로의 근황을 묻고 알려주며 특히 각개인의 경조사엔 힘을 모았다. 그 동안 회원들도 늘어나 이젠 회원이 80여명.
그러나 이제 하모니 회는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선출된 회장 김기표씨는『이제는 우리가 한국가요의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며 야심찬 계획을 꼼꼼하게 열거했다. 앞으로도 해마다 재능 있는 신인을 발굴, 권위 있는「신인상」으로 격려해 줄 계획이며 혹시 실력이 있으면서도 여건이 안돼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동료들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일은 기본. 분야별 워크숍·세미나 등을 열어 지식을 보충하는 기회도 가질 예정이다. 현재 50명이 넘는 회원들이 대거 참여해「상업성을 배제한 음악세계 추구」를 목적으로 공동음반을 제작중이며 연내 콘서트를 열겠다는 큰 계획도 세워져 있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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