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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믿음을 갖고 21세기를 열자”/클린턴 취임연설 요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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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여러분.
미국의 새로운 탄생이라는 성스러운 행사를 축하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주주의 국가에 다시 찾아온 봄은 미국을 개혁할 용기와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선 전임 조지 부시대통령에게 그가 미국에 바친 반세기 동안의 봉사에 사의를 표합니다.
오늘날 냉전속에서 성장한 세대는 오래된 증오와 새로운 재앙으로 위협받는 세계에서 새로운 책임을 떠맡게 됐습니다.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번영속에 성장한 우리는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긴 하지만 경기침체와 불균형 심화 등으로 쇠약한 경제를 물려 받았습니다.
심오하면서도 강력한 힘이 우리의 세계를 흔들며 다시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 세대의 가장 절박한 문제는 적이 아니라 바로 이웃 친구들을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표류했으며,이는 우리의 자원을 좀먹었고 경제를 무너뜨렸으며 자신감을 뒤흔들었습니다.
우리앞에 있는 도전은 엄청나지만 우리의 힘 역시 그만큼 강합니다.
국민여러분.
이제 우리의 시대가 왔습니다. 이를 기꺼이 받아들입시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세계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어야할 뿐 아니라 미국부흥의 원동력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 표류와 정체의 시대는 끝났으며 새로운 탄생이 시작됐습니다. 미국을 새롭게 탄생시키기 위해 우리는 담대해야 합니다.
우리는 다른 어떤 세대도 하지 않은 일을 해야 합니다. 바로 우리 국민들과 우리 미래에 더 투자해야 합니다. 동시에 막대한 우리의 부채도 줄여나가야 합니다.
이같은 일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희생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희생 그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 희생을 감수함으로써 그 일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또 책임을 요구해야 합니다. 이제는 자신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정부와 다른 사람으로부터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나쁜 습관을 버려야 할 때입니다. 자신 및 가족뿐만 아니라 공동체와 조국을 위해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집시다.
미국의 재탄생을 위해 민주주의를 부흥시켜야 합니다. 미국인들은 더 나아질 자격이 있습니다. 정치를 개혁해 권력과 특권이 더 이상 국민위에 군림할 수 없도록 합시다. 개인적 이익을 보류하고 국가발전을 위해 함께 매진합시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지적한대로 정부를 과감하고 일관성있는 실험의 장소로 가꿉시다. 어제의 정부가 아닌 미래의 정부로 만들어야 합니다.
미국의 부활을 위해 우리는 국내외적인 도전에 맞서야 합니다. 이제는 국내·국외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세계경제·환경·에이즈위기·군비경쟁 등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오늘날 구시대 질서는 사라지고 자유스럽지만 덜 안정적인 새로온 세계가 도래했습니다. 공산주의가 붕괴된후 새로운 도전요인들이 부상하고 있는 지금 미국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국제사회에서 지도적 위치를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의 중요한 이익이 도전받을 때 또는 국제사회의 양심이 무시될 때 우리는 가능하면 평화적 외교수단으로 대응할 것이나,필요하다면 무력을 행사할 것입니다.
미국인들은 대통령과 의회선거를 통해 변화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의회에 협력을 요청합니다. 대통령·의회·정부는 독자적으로 과업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국민여러분은 조국의 부흥을 위해 각자의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단순히 축하하는데 머무르지 말고 독립을 통해 탄생됐고 2세기에 걸친 도전의 시대를 통해 발전해 온 「미국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헌신해야 합니다.
21세기가 다가오는 지금 힘찬 정열과 희망·믿음을 가지고 과업이 완수되는 그날까지 함께 노력합시다.<정리=문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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